[OSEN=강희수 기자, 최은주 인턴기자] 압구정반포 전시장 철수, 판매 부진, 주요 임원 사퇴, 공장 미가동…. 르노 삼성의 2011년과 2012년은 여러 가지로 어려웠다. 하지만 2012년 11월 7일, 가능성을 외치는 새로운 기세가 일었다. ‘뉴 SM5 플래티넘(이하 뉴 SM5)’의 출시였다.
‘뉴 SM5’는 출시 일주일 만에 예약판매가 2200대를 넘어서 르노삼성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부분변경 모델이라 하기엔 몰라보게 바뀐 ‘뉴 SM5 RE’를 직접 만나봤다.
▲ 확 바뀐 외형 : 누구냐 넌

첫 인상은 언제나 중요하다. '뉴 SM5'의 첫 인상은 2가지로 요약 된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풀체인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외형적 변화와 중형차 치고는 작은 차체.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전면부의 변화다. 하나의 곡선만 있던 보닛에 두 개의 캐릭터 라인을 추가해 단단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부가했다. 마치 시골에서 갓 올라온 청년이 세상 풍파를 겪고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남자로 성장한 느낌이다.
후면부로 갈수록 치솟는 하이웨이스트 측면은 차체에 무게감을 실어주며 낮아진 라디에이터그릴은 스포티함과 젊음을 부여한다.

LED 포지셔닝 램프를 적용한 헤드램프는 르노삼성이 의도한 바가 무엇인 지 뚜렷하게 보여준다. 위로 길고 날렵하게 빠진 램프는 스포티함에 힘을 실어줬다. 이와 함께 인테이크 홀의 변화와 다이아몬드 커팅 휠이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충족시키고 있다. 낮아진 라디에이터그릴과 헤드램프가 좀더 조화를 이뤘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측면부의 하이웨이스트 직선으로 인해 살짝 들린 후면부는 종전 모델의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그대로 남았다. 뒤태가 아름다우면 첫눈에 반하는 이도 많은 법. 보기에 따라서는 매력적인 뒤태와 확 바뀐 얼굴이 너무 튄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작은 수정으로 완전히 달라진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 '정숙'과 '고요'
첫 주행은 서울 합정동에서 경기도 시흥시까지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달렸다. 금요일 저녁, 퇴근시간이 맞물려 시내를 빠져나가는데 상당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시승차는 신월IC를 지나 부천에 들어서자 금세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숨막힐 듯한 교통체증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연이어 달리면서 보여준 인상은 ‘정숙’과 ‘고요’였다. 순간적인 차선 변경과 잦은 액셀브레이크 변환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의 성냄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또한 페달의 반응 속도가 뛰어나 2000rpm 이하에서의 순간 가속이 굉장히 우수한 편이었다. 이후 속도를 더 내도 자동 변속 시 튕김 없이 속도를 올릴 수 있다.

가벼웠던 핸들링은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 졌지만 반응 속도가 뛰어난 페달은 가볍다 못해 예민할 정도였다. 올려놓기만 해도 즉각적으로 주행에 변화가 오니 발끝과 발목에 신경이 집중 된다. 나중에는 발목이 아파올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션의 완충 기능이 차체를 잘 잡아줘 급가속, 급정지, 요철 등의 충격을 흡수해준다. 르노삼성 자동차의 가장 큰 특징인 가족형 세단의 정통성을 잘 이어가고 있었다.
가벼운 스티어링휠의 회전 각만큼 차체 회전율이 따라가주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후방주차나 특히 측방주차를 할 때 열심히 핸들을 돌렸으나 결과는 생각보다 미미하다.

▲ 아쉬움 : 인테리어와 빠듯한 실내
향상된 외형과 달리 인테리어는 여전히 변신이 '진행 중'이다. 최첨단 홈 시어터가 고즈넉한 한옥에 자리잡고 있는 느낌이랄까. 가족형 세단의 정통성을 이어나가기 위한 고심이 흔적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내장된 7인치의 화면에서는 T-MAP과 멜론 등의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지만 대시보드 내에 깊숙하게 박힌 내비게이션은 손가락으로 터치 하기가 쉽지 않다. 센터페시아의 조이스틱으로 조작을 할 수도 있지만 꽤 오랜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운전자의 허리춤에 위치한 조이스틱은 오른팔을 꺾고 들어야 만질 수 있다.
외관 디자인에 신경을 쓰다 보니 실내가 다소 좁아진 느낌도 있다. 앞좌석은 다리가 깊숙이 들어가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지만 뒷부분은 좌석 자체가 높아 키가 작은 사람도 쉽게 천장에 머리가 닿는다.
‘뉴 SM5 플래티넘’은 동급 최고 연비 12.6km/L를 자랑하며 후측면 사각지대에 물체가 접근하면 경고등을 점등하는 ‘BSW(Blind Spot Warning system) 차용으로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한다. 최대출력 141hp, 최대토크 19.8kg.m를 지원하며 가격은 2220만 원~3257만 원으로 책정됐다(트림 별 상이, 최고가는 풀옵션 적용). 첨단기능이 적용 된 만큼 차를 구입하게 되면 차량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 새로운 기능들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100c@osen.co.kr, fj@osen.co.kr

'뉴 SM5 플래티넘 RE' 대시보드에 내장 된 7인치 내비게이션.

부분 변경된 운전석 계기판, 타이어 공기압과 후측면 물체 접근 등을 표시해 준다.

LED램프 적용한 헤드램프.

다이아몬트 커팅 18인치 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