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 액션도 척척, 와이어 액션도 척척 해내는 친절한 톰 아저씨도 진부한 스토리 앞에선 역부족이었다.
9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 '잭 리처'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내용과 추격전 등 뻔한 스토리로 톰 크루즈라는 막강한 캐스팅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다.
'잭 리처'는 리 차일드의 베스트셀러 '잭 리처' 시리즈 중 2005년 출간된 9번 째 작품 '원 샷(One Shot)'을 영화화한 작품. 도심 한복판, 6발의 총성과 함께 5명의 시민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유일한 용의자는 자백을 거부한 채 '잭 리처(톰 크루즈 분)를 데려오라'는 메모만을 남긴다.

전직 군 수사관 출신이지만 실제 정체를 아는 이는 누구도 없는 의문의 남자 잭 리처는 제임스 바의 변호사 헬렌(로자먼드 파이크 분)을 사건을 추적하던 중 5명의 인물들 사이에 숨겨져 있던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고 홀로 진실을 추적하게 된다.
원작 속 잭 리처의 체격조건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팬들의 큰 반발에 부딪혔던 톰 크루즈는 본인이 강하게 영화 참여를 원했던 만큼 극 중 잭 리처 캐릭터에 100% 녹아들어 고독한 영웅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원작자인 리 차일드가 "톰 크루즈는 잭 리처를 잘 이해했다"고 극찬했을 정도.
하지만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그마저도 이미 여러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보여졌던 진부한 스토리 앞에선 무릎을 꿇어야 했다. 살인사건에 숨겨져 있던 진실을 발견해 이를 추적하는 것, 그리고 그 뒤에는 남모를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것 등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내용은 영화의 참신함을 떨어뜨렸다.
액션도 흔히 봐왔던 액션에 지나지 않았다. '잭 리처'는 여타의 영화들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맨몸 액션에 주력, 팔꿈치와 무릎 등을 주로 활용하는 '케이시' 무술을 접목시켰다고 했지만 이는 그다지 큰 차이로 와닿지 않았다. 이미 맨몸 액션도 많이 접해왔던 것이기 때문.
친절한 톰 아저씨가 '미션 임파서블4' 이후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 상황에서 과연 '잭 리처'가 '미션 임파서블4'에 이어 또 한번 톰 크루즈에게 웃음을 안겨줄지는 미지수다.
한편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각본과 '웨이 오브 더 건'의 연출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잭 리처'는 오는 17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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