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외로웠던 55분...호날두 벽 높고 높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1.10 07: 47

박주영(28, 셀타 비고)이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아 레알 마드리드 격침의 꿈을 꿨지만 '동갑내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 레알 마드리드)의 높은 벽에 막혀 물거품이 됐다.
박주영은 10일(한국시간) 새벽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2013 스페인 코파 델 레이컵(국왕컵) 16강전 2차전서 선발 출장해 후반 10분까지 55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소속팀은 호날두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등 무려 4골을 내주며 0-4로 완패, 1, 2차전 합계 2-5로 8강행이 좌절됐다.
지난 1차전 홈경기서 2-1로 깜짝승을 거뒀던 셀타는 비기기만 해도 8강행 티켓을 따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1차전 경기력이 좋았기에 '대어' 레알을 잡고 8강에 진출하는 꿈의 실현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그런 가운데 레알전서 유독 좋은 몸놀림을 선보였던 박주영이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았다. 다소 뜻밖의 선발 출전이었다. 주전 골게터 이아고 아스파스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경쟁자 마리오 베르메호는 결장했다.
하지만 박주영으로서는 볼을 잡을 기회조차 난망했다. 안방에서 경기를 치른 레알은 물론이고 '주포' 호날두의 컨디션은 최고조에 달했다. 호날두는 해트트릭과 함께 90분 내내 위협적인 모습으로 셀타의 골문을 노렸다.
반면 셀타는 전반에만 호날두에게 2골을 허용하는 한편 레알의 전방 압박을 공략하지 못한 채 이렇다 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전반 45분 동안 단 1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한 반면 레알에 무려 11개의 슈팅을 허용하며 주도권을 완벽히 내줬다. 박주영은 후반 11분 주전 공격수 아스파스와 바통을 터치했다.
연장전에 접어들기 위해서 1골이 필요했던 셀타는 후반 27분 레알의 중앙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을 당하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셀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후반 32분 미카엘 크론-델리의 회심의 슛과 1분 뒤 오른쪽 측면에서 이어진 또 한 번의 슛이 모두 카시야스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레알의 에이스 호날두는 위기의 순간 빛을 발했다.
연이어 위기를 내줬던 레알은 단 한 번의 역습으로 셀타의 골문을 흔들었다. 후반 42분 역습 찬스를 잡은 호날두는 깔끔하게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셀타를 침몰시켰다. 
셀타는 8강에 올라가기 위해서 2골이 필요했지만 2분 뒤 사미 케디라에게 쐐기 골을 내주며 짐을 싸야 했다. 레알은 지난 정규리그 레알 소시에다드(4-3승리)전에 이어 이날도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집중력을 보이며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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