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대풍수’(극본 박상희 남선년, 연출 이용석)가 조선건국의 신호탄이 된 위화도 회군을 앞둔 이성계(지진희)와 지상(지성)의 고민을 그리며 극 후반부 스토리에 진입했다.
지난 9일 방송된 ‘대풍수’에서는 이성계가 우왕(이민호)로부터 요동 정벌을 명받고 출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성계가 명나라의 배경을 업고 역심을 품고 있다고 의심한 우왕은 명나라와 이성계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이 같은 명령을 내렸고, 고민 끝에 이성계는 이를 따랐지만 그 속에는 장마를 비롯한 인물들의 계략 등 변수가 작용해 이번 정벌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을 암시했다.
결론적으로 이성계는 요동정벌 대신 위화도 회군을 택하고 이후 고려의 문을 닫고 조선을 건국할 것이 자명하지만, 이날 ‘대풍수’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겪기까지 이성계가 맞닥뜨린 절망적인 현실과 그를 옥죄는 외부적 요인을 세밀하게 다뤄 드라마 보는 재미를 더했다. 고려말 힘없는 왕을 대신해 실권을 쥐고 있던 이인임(조민기) 일가와 국무 수련개(오현경)는 이성계를 견제하기 위해 이방원을 볼모로 잡는 덫을 놨지만, 결과적으로 자기 꾀에 속으며 패망의 길을 재촉했다.

또한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위해 결국에 맞서야 하는 최영(손병호) 장군과의 갈등과 거기에서 오는 괴로움, 이를 넘어서는 두 사람 사이의 전우애가 뜨겁게 그려져 ‘대풍수’의 정서를 풍부하게 했다.
여기에 요동 정벌 과정에 불어 닥친 장마와 이같이 요인이 위화도 회군을 결심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듯한 뉘앙스는 50년의 시간을 기다린 끝에 국운이 쇄한 고려의 문을 닫고 이상향으로서의 조선을 개국한 ‘대풍수’의 풍수지리적 시각을 뒷받침 해 눈길을 끌었다.
극 후반부로 접어든 ‘대풍수’는 위화도 회군을 앞둔 이성계와 지상이 긴밀하게 협력하며 조선건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 후반부로 접어든 ‘대풍수’의 막판 스퍼트가 역전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h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