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아틀라스', '인셉션' 능가하는 지적 유희..도전해볼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10 15: 38

9일 개봉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앤디&라나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감독)가 관객들의 지적 유희를 만족시키는 작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 이후 오랜만에 활발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는 모습이다.
불가의 윤회사상을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한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지금의 내가 나만이 아니고, 현재의 네가 과거의 누군가였음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한 작은 행동이 남의 운명을 바꾸고, 내가 우연히 맺은 인연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19세기부터 약 500여 년 간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여섯 개의 이야기가 하나의 대서사로 관통된다. 각각의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1849년 태평양 항해, 1936년 벨기에 ~영국, 1974년 샌프란시스코,  2012년 현재 영국 런던, 문명이 파괴된 미래의 지구. 초반에는 과연 이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는 여섯 개의 이야기가 어떻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할까, 처음에는 궁금하고 어리둥절할 법 하지만 억지로 '대체 뭘 말하려는 거야?'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한 줄기 빛 같은 메시지가 드러난다는 반응이 크다.

또 그렇기에 한 번 보고 재관람이 이뤄지면 더욱 반하게 된다는 반응이 많다. 처음 보면 그 각각의 이야기만으로 재미를 느끼다가 2, 3번 보면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가 보다 정확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 의미가 와닿았을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짜릿 그 자체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겠고 어리둥절 했는데, 차츰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니 푹 빠져버리더라. 진짜 매력있는영화", "두 번보니 더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천재감독이란걸 증명하는 것 같다", "이해하는 것 보다 더 큰 감동이 밀려온다", "마지막에 이야기 하는 것을보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걸 알게 되고 나무가 아닌 숲이 보인다", "처음에는 진짜 무슨 얘기하는지 모르겠는데, 집중해서 보면 '이거구나!'란 생각이 들어 짜릿하다" 등의 관람평이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스타일을 엿보게 한다.
2004년 발간과 동시에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영국의 작가 데이빗 미첼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책 자체도 지적 유희의 수준이 높은데 영화가 이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는다. 시공간을 오가며 퍼즐 맞추는 영화의 형식과 지적 유희에 대한 만족도 때문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과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셉션'이 남자들의 액션물이었다면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절절한 멜로이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이다. 생과 사의 수많은 문들을 통과하며 500여년의 시간이 흐르지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보다 강력한 에너지로 순회를 거듭하는 것은 없다. 영화의 흐름에 올곧이 자신을 내맡기고 관람할 수도, 혹은 캐릭터나 이야기 구성을 논리적으로 연결하면서 긴장하고 볼 수도 있다. 어떤 관람법이든 영화를 보는 관객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영화에는 가슴과 머리가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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