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기다리던 한 관계자는 “2시간 30분이 참 길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초조한 시간이었다. 서로의 청사진을 내놓은 열띤 프리젠테이션(PT)이 벌어진 가운데 이제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10구단 유치 경쟁에 뛰어든 KT·수원과 부영·전북은 10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극도의 보안 속에 마지막 PT를 벌였다. 당초 양측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 남짓이었으나 22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들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2시간 30분을 훌쩍 넘겼다. 그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먼저 PT에 임한 쪽은 부영·전북이었다. 오후 1시경 시작해 3시30분경 끝났다. 부영 측에서는 김완주 전북도지사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박노준 우석대 교수 등이 PT에 참석했다. 부영 측은 ‘꿈과 진심’을 컨셉으로 잡고 PT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한국야구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라고 했고 이중근 부영회장은 “10구단을 유치해 잘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PT에 임한 KT와 수원은 김문수 경기도지사, 염태영 수원시장이 나섰고 당초 참석이 불투명했던 이석채 KT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수원 측은 최대 장점인 흥행과 산업논리를 앞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채 회장은 PT가 끝난 뒤 “어느 도시와 어느 기업이 한국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지 우리의 소견을 아낌없이 이야기했다”라고 했고 염태영 수원시장은 “10구단의 수원 유치를 확신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든 PT가 끝난 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평가위원들이 많은 질문을 해 시간이 길어졌다”라고 말했다. 양측이 내세운 공약이 실현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꼼꼼하게 이어졌다는 의미다. “부영은 전통을 앞세워 감성적인 부분을, KT는 산업적인 측면을 많이 강조했다”라고 총평한 양 총장은 “진지하고 열띤 분위기였다. 양측 모두 준비를 많이 했다”라며 결과를 떠나 박수를 보냈다.
22명 평가위원들의 점수는 밀봉된 채 내일(11일) 열릴 임시이사회로 넘어간다. 이사회는 이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뒤 한 쪽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다만 11일 이사회에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다소간 남아있다. 양 총장은 “평가위원들의 점수는 이사회 의결을 위한 참고자료다”라고 하면서 “11일 이사회에서 10구단 발표가 나올지는 확답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자세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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