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번째 팀은 수원-KT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이동통신사 3곳이 모두 프로야구팀을 보유하게 되는 광경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결과 수원-KT에 더 높은 점수를 줬고 이를 총회에 올려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원에 연고를 둔 KT는 시장성, 교통편리성 등의 이점에 힘입어 전북-부영그룹을 꺾고 10번째 프로야구팀으로 뽑혔다. KT는 2015년 1군 진입을 목표로 팀 창단에 나서게 된다.
KT가 프로야구판에 뛰어들면서 가장 재미있어진 것은 '통신사 라이벌' 구도다. 우리나라 프로스포츠계에서 가장 유명한 통신사 라이벌은 2000년대 E스포츠의 SK텔레콤과 KTF(KT)였다. 그 관계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구는 창원 LG 세이커스, 부산 KT 소닉붐, 서울 SK 나이츠 등 통신사 세 곳이 모두 팀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야구계에도 '통신사 라이벌'이 있으니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두 팀의 성적차와 팀컬러 차이가 너무 커 재미있는 경쟁구도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사실 프로야구에서 '잠실 더비' LG-두산을 제외하면 서로 라이벌 의식이 큰 팀들도 그다지 없었다.
그러나 수원에 KT가 생기게 될 경우 세 팀이 훨씬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인천권을 모두 아우르고 있던 SK는 대표 지역 뿐 아니라 올해부터 부활하는 지역연고 지명제에서 경기권 학교를 일부 KT에 내줘야 하는 등 타격이 있다. 이 경쟁관계는 신생팀 KT가 이름을 알리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LG 역시 경기도에 팀이 없어 지금까지 끌어올 수 있었던 일부 경기도 팬들을 KT에 내주게 됐다. LG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상관없지만 단지 지리상 가까운 수원을 택할 경우 LG도 적게나마 손해를 입을 수 있다. 특히 LG가 지금 순위에서 앞으로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면 신생팀 KT와 중하위권에서 자존심 싸움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수원은 신분당선이 연장되고 있고 경전철이 추진되는 등 교통편이 좋아서 수도권 관객 몰이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 세 팀이 모두 수도권 내에 있는 만큼 '지하철 시리즈'도 가능하다. 세 팀의 싸움이 프로야구의 흥행을 더욱 뜨겁게 할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