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KT, ‘현대 낙인’ 지울 수 있을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11 11: 19

확정은 아니지만 승리의 여신은 KT의 손을 들었다고 볼 수 있다. 10구단 주인공이 경기도 수원을 연고로 한 KT로 결정이 가시화되면서 수도권 5구단 체제에서 막내의 관중동원 여부가 또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다.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KBO 임시이사회를 통해 제10구단의 주인공은 경기도 수원을 연고로 한 KT로 사실상 결정되었다. 총회 결정이 나야 공식 확정이 되지만 이사회 측이 수원과 KT로 승인을 요청하면서 이달 중 KT의 수원 입성이 공식 확정될 전망이다. 전라북도를 연고로 한 10구단 유치에 뛰어든 건설업체 부영과 뜨거운 유치 경쟁을 벌인 KT는 2015년 1군 진입을 목표로 팀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KT-수원의 관중동원력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한다. 과거 인천을 연고로 하다 서울 입성을 노리고 수원을 잠시 임시연고지로 이용했던 현대 유니콘스는 2000년 수원 이전 후 모기업 운영난으로 인해 2007시즌 후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빈약한 관중동원력을 보여줬다.

수원 연고 기간 동안 현대는 세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하며 야구계 강호 이미지를 보여줬으나 관중 동원 능력은 최하위권이었다. 8시즌 동안 가장 홈 관중을 많이 동원했던 때가 2003년 17만4915명 기록인데 경기 당 평균으로 따지면 2611명으로 평균 3000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빈약했다.
물론 이유는 있었다. 현대가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언젠가 서울로 옮겨갈 팀’이라는 이미지가 굳게 박혀있었다. 팬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인상이다. 게다가 K리그 팀인 수원 삼성 블루윙스의 입지가 탄탄하게 구축된 만큼 ‘언젠가 떠날 팀’이던 현대가 관중 몰이를 하기는 쉽지 않았던 수원 연고였다.
반면 KT는 지자체의 전폭적 지지 아래 구단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접근성 면에서도 인접한 1번 국도에 의존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신분당선 연장,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건설이 계획되어 있으며 인천과 수원을 잇는 수인선도 2015년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분당선도 이미 수원까지 연장되어 운행 중인 상태. 직접적으로 맞닿은 것은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구간이지만 수원야구장으로의 접근성이 확실히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또한 수원 삼성 측도 KT의 10구단 유치를 지지하며 “수원이 진정한 스포츠 메카로서 거듭나길 바란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KT가 “우리는 떠날 팀”이라는 이미지를 팬들에게 심어주고 있지 않다는 점. KT는 탄탄한 재정 능력을 갖춘 구단이라 현대처럼 운영난에 휩싸일 가능성도 상당히 적다.
수도권에 5개 구단(서울 3팀, 인천 1팀)이 집중되어 확실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다면 상대적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 현재로서 전망되는 우려점. 그러나 만약 단기간 내에 전력을 끌어올려 복병이 될 수 있다면 FC 서울-수원 삼성의 지지대 더비와 같은 ‘야구계의 지지대 더비’, 인천을 연고로 한 SK와의 ‘수인선 더비’ 등도 가능할 수 있다. 만약 수원 KT의 창단 후 성장세가 가시화된다면 오히려 더욱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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