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테니스 메카' 장충테니스장, 상업시설로 몰락하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1.11 15: 57

한국 테니스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장충테니스장이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고 있다.
장충테니스장과 더불어 장충리틀야구장, 석호정 등 남산 주변 체육시설물들이 지난 2009년 서울시의 남산 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철거가 예정되었다. 하지만 역사를 보존하려는 체육계와 중구 주민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2012년 2월 존치가 결정났다. 
장충테니스장은 1971년 건립된 이후 2008년까지 38년간 대한테니스협회에서 운영해 왔는데 기부체납에 따른 무상사용기간 만료를 들어 지난 2008년부터 서울시가 공유재산(장충테니스장) 사용수익 허가를 입찰에 부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매년 약 8000만 원 안팎의 금액으로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낙찰 받아 관리를 했다. 하지만 올해 입찰에서 상업자본이 응찰 한다면 경쟁입찰이기에 테니스협회의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은 위기상황을 맞게 된다.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이 상업자본으로 넘어 간다면 한국 테니스의 산실로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장충테니스장이 상업시설로 몰락하게 되고, 테니스계에서는 한국 테니스의 메카를 잃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게 된다. 
특히 현재 서울시 관내 각급 학생테니스대회는 모두 장충테니스장에서 열리고 있으며, 57년 역사를 지닌 장호배주니어대회와 여자연맹회장배대회도 매년 장충테니스장에서 열리고 있어 향후 대회 개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또한 상업적 목적으로 장충테니스장이 운영된다면 수익을 내야하기에 코트를 이용하는 서울시민, 중구 구민들에게도 그만큼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된다.
장충테니스장은 대한테니스협회장을 역임한 故 장호 홍종문 회장이 테니스협회 코트가 없음을 안타까워하면서 1971년 사재 3000만원을 쾌척해 건립한 이후 서울시에 기부체납했다.
故 홍 회장은 65년부터 6년간, 78년부터 2년간 대한테니스협회장을 맡으면서 한국 테니스를 아시아 정상권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와 함께 장충테니스장 건립으로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장충테니스장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호 홍종문배 주니어테니스대회가 있다.
故 홍 회장은 생전 자신의 아호를 딴 장호 홍종문배 주니어테니스대회를 1957년 창설해 올해 57회째를 맞고 있다. 1971년 장충테니스장이 건립과 함께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를 개최해 한국 테니스가 세계로 눈을 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장호배 주니어대회가 장충테니스장으로 옮겨 개최되면서 주니어 유망주들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며 70년대, 80년대 한국 테니스가 아시아를 호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 프로테니스선수 1호 이덕희를 비롯해 김봉수, 전영대, 유진선, 이형택, 조윤정까지 한국 테니스의 스타들은 모두 장충테니스장과 장호배를 거쳤다. 단순한 코트의 의미를 뛰어넘어 한국 테니스의 메카라는 상징성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테니스협회는 한국 테니스의 상징과도 같은 장충테니스코트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상업적 입찰방식을 배제하고 협회가 지속적으로 위탁 관리 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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