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배우면서 시작하는 게 맞아"
"대중성, 욕심 난다"
막강한 팬덤을 가진 인기그룹 인피니트가 힙합유닛 인피니트H를 내놨다. 그룹 내에서 '퍼포먼스 전문'으로 알려진 래퍼 호야와 동우가 듀오로 손을 잡았다. 당연히 거친 랩에 화끈한 퍼포먼스를 기대하게 마련.

그런데 이들이 지난 11일 발표한 신곡 '스페셜 걸'은 이같은 기대를 정면으로 배신(?)했다.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인기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와 호흡을 맞추고는 로맨틱한 랩에 감성적인 멜로디를 소화한다. 노래하는 목소리는 달콤하고, 귀여운 안무에는 '칼군무 그룹' 인피니트의 잔영이 전혀 없다. 인피니트의 메인보컬이 포함되지 않은 유닛의 선택으로는 의외다.
"선입견이 무서운 것 같아요. 사실 인피니트도 모든 무대에서 칼군무를 보여줬던 건 아니거든요. 저희도 타이틀곡에서 랩을 했기 때문에 래퍼로 알려졌지, 사실 수록곡에서는 노래를 더 많이 했어요. 이번 무대로는 후렴구 특정 안무 말고는 미리 짠 것도 없고요. 아마 무대마다 움직임이 다를 거예요."(호야)
힙합씬에서 인정받던 프라이머리는 지난해 여름 두 사람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프라이머리가 지난 하반기, 다른 앨범으로 대중에게 널리 이름을 알렸다. 인피니트H와 함께 한 결과물도 좋았다. 그래서 당초 공식 활동을 계획하지 않았던 이번 유닛에도 큰 기대가 쏠렸다.
"점점 욕심이 났어요. 활동을 하려고 했던 기획도 아니었는데, 막상 진행해보니까 더 잘해보고 싶고, 더 많이 들려드리고 싶더라고요."(동우)
이번 곡으로는 대중성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꺼하자' 등으로 큰 인기를 얻은 인피니트지만 아직 모든 대중들이 알아주는 음원차트에서의 성적은 다소 아쉬웠던 것도 사실. 두 멤버는 이번 곡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추격자' 때는 좀 아쉬웠어요. 대중과 좀 더 호흡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물론 팬 분들께서 많이 좋아해주시고 연말에 좋은 평가도 받아서 위안이 됐죠. 이번 곡으로는 욕심이 나요. 선입견 없이 음악을 즐겨주신다면, 많이 좋아해주실 거라 믿죠."(호야)
두 멤버는 5년전 소속사 울림 엔터테인먼트에서 나란히 오디션에 합격한 후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왔다. 알고 보니 건너 건너 아는 사이였고, 음악적으로도 잘 맞아 둘이서 연습해둔 레퍼토리도 많다. 그래서 언젠가 둘이서 유닛이든 무엇이든 하게 되겠다고 막연히 예상해왔다. 그래서 이번 유닛에 보다 더 '많이' 참여하고 싶기도 했다.
"처음에는 우리가 뭔가 더 써보겠다고 소속사에 건의했었죠. 가사도 많이 써뒀었고요. 그런데 소속사에서는 우리끼리 힙합을 하기보다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 배우면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러고보니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정말 많이 배웠죠. 프라이머리 형님께서 정말 세세하게 알려주고 가르쳐주셨어요. 그동안 짜인대로 노래해왔었는데, 이번에 말하듯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제일 많이 배운 것 같아요."(동우)

여기서 또 한번의 반전. 건장한 스물셋(동우), 스물둘(호야)인 이들은 멜로 영화를 좋아한다. 직접 경험이 많지 않다는 이들은 멜로 영화를 보고 사랑 노래 가사를 다수 써뒀다. 호야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눈물 없이 못본다는 '노트북'을 꼽는다.
"제가 성종이랑 영화를 보러 가면요. 저는 멜로를 택하고, 성종이는 의외로 액션을 좋아해요. 외모와 좀 다르죠.(웃음) 전 최근에 '레미제라블'과 '원스'를 재밌게 봤어요. 이런 영화를 보면서 가사도 많이 쓰는 편이죠. 저, 되게 감성적이요.(웃음)"(호야)
음악방송 대기실에 가니 3~4팀을 빼고는 모두 후배라 깜짝 놀랐다는 이들은 올해 매우 중요한 포인트를 맞을 전망. 모든 아이돌그룹이 그렇겠지만, 인피니트는 특히 가장 최근에 '자리잡았다'고 평가받는 인기 아이돌그룹으로서, 화끈한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룹의 컴백에 앞서, 예상보다 높은 기대를 받고 출격한 인피니트H가 멋진 '워밍업'에 성공할까. 혹은 더 나아가 훨씬 더 폭발적인 호응을 얻을까. 우선 음원차트는 상위권에 안착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 연말엔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좀 우울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번 활동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시작하면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사실 요즘도 하루 2시간씩 밖에 못자서 너무 피곤하지만, 힘이 나요. 우리의 새로운 모습, 열심히 해서 보여드릴테니 우리 음악, 많이 즐겨주시길 바랄게요."(호야)
rinny@osen.co.kr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