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의 작전타임] '4연속 수상' 메시, 또다시 발롱도르 노린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1.12 13: 15

축구에 있어 리오넬 메시(26, 바르셀로나)는 분명히 욕심쟁이다.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 레알 마드리드)의 화려한 매력과 비교되는 소박한 모습 때문에 '축모순바(축구밖에 모르는 바보)' 이미지가 있지만 무서운 기세로 축구 역사를 바꿔나가고 있는 메시는 분명, 축구에 있어 그 누구보다 욕심쟁이일 것이다. 이를테면 4년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하고도 "또 한 번 발롱도르를 타고 싶다"고 수줍게 이야기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2012년 한 해에만 91골을 몰아 터뜨린 메시의 득점력은 실로 가공할만한 것이었다. 모두들 설마설마하던 게르트 뮐러의 한 해 최다 득점 기록(85골)을 가볍게 넘어서더니 무려 6골을 더 추가하며 기록의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골을 넣는 것만이 자신의 삶의 목표인 사람처럼, 특히 2012년 후반부에는 출전만 했다하면 골을 넣을 정도로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다.
그 결과, 메시는 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최우수선수상인 발롱도르 4년 연속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2012년 한 해 동안 가장 빛나는 활약을 한 선수가 메시라는데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었고, 편향된 시상이라는 일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메시가 또다시 발롱도르를 거머쥐게 됐다. 호날두와 팀 동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최후의 3인 후보에 올랐지만 과반수에 가까운 41.6%의 득표를 얻은 메시의 수상으로 끝났다.

단 한 명이 이 상을 이토록 독식한 적은 없었다. 1980년대 맹위를 떨쳤던 '그라운드의 예술가' 미셸 플라티니가 1983년부터 1985년까지 3년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것이 유일했다. 메시는 4년 연속 발롱도르 수상으로 그 기록마저 갈아치운 후, 이제 5년 연속 발롱도르 수상을 정조준하고 있다. 좀처럼 멈추지 않는 천재적 기록 생산자다.
FIFA와 함께 발롱도르를 공동 주최하는 프랑스 풋볼은 메시가 "이 상을 또 한 번 타고 싶다"고 밝힌 인터뷰를 공개했다. 메시는 "더 발전하고 싶지만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이제 매년 91골을 목표로 하겠지만, 그 기록을 깰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라며 "그래도 우선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또 한 번 발롱도르를 타고 싶다"고 순수한 욕심을 보였다.
축구선수로서 발롱도르 수상에 대한 특별한 소감도 있었다. "처음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했을 때는 정말 특별했다"고 기억을 더듬은 메시는 "두 번째 수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세 번째 받았을 때는 미셸 플라티니, 요한 크루이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사실이 영광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메神'이라는 별명처럼 천재소년에서 또 한 단계 진화한 메시의 놀라운 발전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최고를 넘어서 또 한 번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메시는 자신의 깬 목표를 또 다른 목표로 삼아 일보전진을 꿈꾸고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그의 나이가 이제 겨우 스물 여섯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메시가 뛰어넘은 무수한 기록들이 기다리는 다음 도전자는 결국, 메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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