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민 “대세? 정작 남자한테 인기 없어요” [인터뷰]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1.13 08: 09

[OSEN=박정선 인턴기자] 말 한마디에 수십 개의 기사가 쏟아진다. 방송에서 입고 나온 옷은 금세 품절이 됐다. SNS에 장난스런 글 하나를 게재하자 쏟아지는 기자들의 전화로 휴대폰은 먹통이 될 정도다. 이처럼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사가 되는 개그우먼 김지민은 누가 뭐래도 요즘 대세다.
예쁜 외모에 수려한 말솜씨, 어딜 가나 주인공일 것 같은 김지민은 알고 보니 그냥 웃긴 옆집 언니였다. 아니 웃긴데다 예쁘고 털털한 성격을 지닌 완벽한 옆집 언니였다. 더군다나 자신이 인기가 많은지도 모른다 하고 예쁘다는 칭찬에 손사래를 치며 얼굴을 붉힌다. 대체 어떤 사람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를 싫어할 수 있을까.
김지민은 자신감이 넘치면서 겸손했다. 그는 요즘 대세의 주인공이 본인이라는 칭찬에 의아해했고 지난 연말 KBS '연예대상‘ 최고 시청률이 자신의 수상소감 장면이라는 사실에 아이처럼 기뻐했다.

“대세라고 많이들 말해 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신기해요. 지금 나이도 찼는데 남자들에게 연락이 오거나 한 것도 아니고 대시 받은 적도 없어서 정말 인기가 있긴 한 건지 실감이 안 나요. 시청률 이야기도 처음 들었을 땐 ‘왜? 대박! 내가 울어서 그런가?’라고 생각했어요. 곰곰이 따져보니 그 시간에 방송되던 MBC '메이퀸‘이 끝나자마자 채널을 돌렸는데 제가 나온 것 같아요(웃음). 뭐 어쨌든 진짜 그렇다 해도 기분은 좋아요.”
높아진 인기는 그를 기분 좋게 만들지만 가끔은 김지민을 괴롭히기도 한다. 동료 개그맨 김기리에 대해 장난처럼 던진 말 한마디는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 뉴스면의 톱을 차지했고 SNS에 게재한 선거율 공약에 쏠린 대중의 관심은 그로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사실 사소한 것 모두가 기사화 되는게 무서워요. 다른 사람들처럼 제 일상을 올리고 싶은 SNS였는데 이제는 글 하나 올릴 때 퇴고 작업을 많이 거쳐요. 대선 당시 선거율 70% 넘으면 ‘개그콘서트’에서 비키니를 입는다는 기사가 났을 때는 진짜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기도 했죠. 그리고 기자분들에게 김기리는 93점이라고 가볍게 이야기했을 때 기사에는 ‘김기리에게 호감 느껴’로 올라오고 저녁쯤 되니 ‘김지민, 김기리에게 대시’로 기사가 나더라구요. 좋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에요.”
김지민이 직접 말한 것처럼 김기리와 김지민의 러브 라인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됐다. KBS 2TV ‘개그콘서트’ 훈남훈녀의 만남은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만큼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닌다. 김기리에 대해 묻자 그는 시원하게 웃으며 “기리는 전혀 나에게 관심 없다”고 말했다.
“기리는 사차원이에요. 연기할 때는 멋있지만 실제로는 엽기적인 남자에 가깝죠. 남자로 느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커플 연기 할 때는 서로 진지하게 임하자고 이야기해요. 연기를 하다가 기리가 껴안으려고 다가올 때 ‘얘가 남자구나’하고 느낀 적은 있죠.”
오전 일찍 인터뷰에 임해준 김지민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이었다. 그래도 겨우 다크써클 정도에 미모를 숨길 수는 없는 법. 그는 외모에 대한 칭찬에 “다음에 민낯 보여드리겠다. 그 때 다시 생각해보라”며 재치 있는 대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민낯으로 ‘개그콘서트’ 연습실에 가면 개그맨들이 다 욕해요. 한 번은 출근하자마자 제 얼굴을 본 기리가 화장 지워서 공개할거라고 시비를 걸더라구요. 꾸미려고 숍에 가면 다른 손님 볼까봐 재빨리 메이크업 해주세요. 솔직히 예쁘다는 얘기를 데뷔 때부터 들었는데 아직까지도 적응이 안 돼요.”
김지민은 성형에 대한 이야기도 서슴없이 털어놨다. 자세히 묻지 않았음에도 술술 이야기를 풀어놓은 그는 웃기면 다 괜찮다며 개그우먼다운 발언으로 투철한 직업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눈은 했어요. 사실 ‘해피투게더’에서 정경미 선배가 먼저 얘기를 꺼내서 좀 당황한 건 사실이에요. 그래도 언젠간 밝히려고 한 거였고 타이밍을 좀 놓친거죠. 웃기니까 그걸로 됐어요.”
김지민은 시원한 대답과 재치 있는 말솜씨에 대화 상대를 매료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게 이상형에 대해 묻자 외롭다는 불평과 함께 자신만의 남성관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2년 동안 연애를 쉬어서 이제 좀 연애를 해도 될 때가 아닌가 해요. 이상형은 호남형의 남자요. 너무 잘생긴 사람은 싫고 차태현, 유승호, 유준상처럼 선한 인상의 사람이 좋아요. 원빈, 강동원 같은 조각 미남은 별로에요. 만약에 그런 조각 미남들이랑 사귀면 결혼을 해도 민낯을 못 보여줄 것 같아서요(웃음).”
요즘 ‘개그콘서트’에 등장하는 김지민의 남자에는 김기리에 이어 허경환이 추가됐다. ‘꽃거지’라는 코너를 통해 허경환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지민은 개그맨 중 최고 미남으로 허경환의 이름을 언급하며 가끔 그의 잘생긴 얼굴에 깜짝 놀라곤 한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가장 연기 합이 잘 맞는 상대역으로는 김기리를 꼽았다.
“기리와 연기 호흡이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요. 허경환 오빠는 애드립파에요. 저는 무대에서 애드립 치면서 연습한대로 안 하면 멘붕이 오거든요. 처음 ‘꽃거지’ 할 때도 허경환 오빠 때문에 힘들었는데 요새는 그냥 허경환 오빠 애드립에 ‘아이 그지야~’만 하면 되니까 편해요.”
연신 밝은 표정으로 유쾌하게 대화를 이어 나가던 김지민은 ‘개그콘서트’의 서열 2위 개그우먼으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금세 진지한 표정으로 생각에 빠졌다. 항상 웃고 있는 그의 속내는 그 누구보다 진중하고 묵직함이 분명했다.
“처음에 저는 받쳐주는 역할로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점점 대중에게 저를 보여주게 됐죠. 후배들이 계속 들어오면서 서열 2위까지 올라왔는데, 후배들이 받쳐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묻히지 않게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신)보라나 저를 보면서 받쳐주는 역할에만 그치지 않겠다고 생각했으면 해요.”
대세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이지만 분명 인기 하락에 대한 두려움도 가지고 있었다. 2013년에는 예쁘면서 웃기다는 두 가지 칭찬을 모두 듣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에는 예쁘다는 칭찬 뿐 아니라 예쁘면서 웃기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사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게 제일 두려워요. 아직 정상까지 올랐다고 생각하지 않고 올라갈 곳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계속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를 아바타 키운다고 생각하시고 무럭무럭 크는 모습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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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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