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정 “아흔 살까지 연기할래요” [인터뷰]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1.13 08: 10

[OSEN=박정선 인턴기자] KBS TV소설 ‘사랑아 사랑아’의 도도한 톱스타 홍승아 역으로 열연한 신인배우 송민정은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본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인터뷰어의 짓궂은 질문에 계산된 답을 한다거나 꺼리는 기색 없이 본인 그 자체를 솔직하게 내보인 그는 순수하고 맑은 모습을 지닌 여배우였다.
송민정이 열연한 홍승아는 화려한 삶을 꿈꾸는 70년대 신여성으로 솔직당당한 모습이 돋보이는 인물. 본래의 송민정은 홍승아와 반만 닮아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홍승아처럼 솔직했지만 수줍음이 많았고 화려한 삶을 꿈꾸기보다는 비 오는 날 혼자 빗소리를 듣는 소소한 일에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이처럼 반전 매력을 지닌 송민정은 지난 4일 종영한 ‘사랑아 사랑아’에서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아 정신없이 바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는 ‘사랑아 사랑아’를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175회라는 대장정을 끝낸 아쉬운 소감을 밝혔다.

"‘사랑아 사랑아’는 제일 많이 애착이 가는 작품이에요. 175회 방송된 긴 드라마다 보니 배우들끼리도 너무 친해졌어요. 승아라는 역할을 너무 사랑해서 영원히 안 끝날 거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마지막 촬영을 하고나서는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는데 막상 마지막 방송까지 나가고나니 마음이 뻥 뚫린 것처럼 허했어요. 이제 승아를 정말 떠나보내야 하니까요.”
 
매일 방송되는 아침드라마는 장기간의 호흡으로 촬영이 진행된다. 특히나 신이 많은 주연배우로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 법도하지만 송민정은 무한 긍정의 마인드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말하며 아이처럼 순수한 미소를 선보였다.
“촬영 중간에는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첫날이 힘들었죠. 그동안 마냥 즐겁게만 임했고 첫날에는 아직 배우들도 다 적응이 안 된 상태고 여러 가지 환경적인 것들이 준비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래도 무엇보다 촬영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점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거였어요. 잠이 정말 많거든요.”
극중 송민정은 상대역 오창석(박노경 역)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다. 이에 대해 송민정은 짝사랑에 빠진 연기를 할 때 굉장히 힘들었으며 실제로는 한 번도 짝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는 의외의 말을 털어놨다. 또한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할 때는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극중 홍승아에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짝사랑하는 연기를 할 때가 정말 힘들었어요. 저는 거절당할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지금까지 한 번도 짝사랑을 해 본적이 없거든요. 연기를 하다 보면 짝사랑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데 실제로는 아직 잘 못하겠어요. 제 인생에서 짝사랑이란 상상만 하는 일이죠. 연애를 할 때도 소극적인 편이어서 상대에게 상처를 많이 주는 것 같아요.”
송민정은 당당한 매력을 가진 홍승아 역을 비롯해 MBC 드라마 ‘신들의 만찬’에서는 깜찍한  정다운 역으로 케이블채널 OCN ‘뱀파이어 검사’에서는 섹시한 톱 여배우 서지연 역, MBC 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에서는 천방지축 박나영 역으로 열연했다. 이처럼 천차만별의 캐릭터를 연기해 온 송민정은 이제는 코믹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코믹 연기를 해 보고 싶어요. 저는 망가지는 역할도 괜찮거든요. 예를 들면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 등장하는 나상실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시켜만 주세요.(웃음)”
많은 아이돌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정극 연기에 도전하는 요즘, 어쩌면 아이돌로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송민정은 정석으로 한 단계씩 연기자로서의 커리어를 쌓아 왔다. 그리고 아이돌 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단호히 ‘노(No)’를 외쳤다.
“아이돌 하자고 그래도 안 할 거에요. 좀 바보 같기도 한데 지금까지 계속 연기만 고집했어요. 과거에는 저도 조급한 마음이 있었고 낙심도 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한 단계씩 밟고 올라온 게 지금 저의 강점이며 경쟁력이 됐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한 애정과 욕심을 드러낸 송민정은 배우 김윤석과 호흡을 맞추고픈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나이 차이 따위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개방적인 마인드였다.
“김윤석 선배와 멜로 연기, 부녀 연기, 남매 연기를 해 보고 싶은데 그 중에서도 멜로 연기를 가장 해 보고 싶어요. 김윤석 선배가 아침드라마에 나오던 시절부터 팬이었거든요. 그 후로도 작품을 볼 때마다 감탄 했었고 같이 호흡을 맞추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해 왔어요. 김윤석 선배와의 나이 차이 같은 건 문제되지 않아요.”
천상 배우인 송민정의 연기에 대한 각오는 대단했다. 그는 단순히 인기를 얻고 유명한 배우가 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연기자 생활을 하겠다고 했다. 또한 해외 영화제에서 연기력을 입증하고픈 욕심도 가지고 있었다.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게 저의 최종 꿈이에요. 그리고 90살까지 연기를 할 생각입니다. 그때는 할머니 연기를 하면 되죠. 할머니 연기도 자신 있어요. 예를 들면 영화 ‘시’의 윤정희 선생님 같은 역할이요. 그리고 꼭 한 분의 롤모델을 꼽자면 윤여정 선생님이에요. 윤여정 선생님을 앞으로의 제 연기인생에 이정표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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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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