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FA 사례가 되고 있는 칼 크로포드(31)가 LA 다저스에서 부활할 것인가.
2년 전까지 크로포드는 공수주 만능 외야수였다. 2002년 템파베이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4번의 올스타 선정과 도루 타이틀, 2010시즌에는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템파베이에서 뛴 9년 동안 주로 좌익수 겸 테이블세터 역할을 하면서 타율 2할9푼6리 104홈런 409도루 765득점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크로포드는 대형 FA 계약과 동시에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0년 12월 보스턴과 7년 1억42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크로포드는 2011시즌 초부터 타율 1할대로 고전하더니 보스턴에서 맞이한 첫 시즌을 타율 2할5푼5리 출루율 2할8푼9리 11홈런 18도루로 마쳤다. 지난 시즌에는 손목과 팔꿈치 부상으로 시작부터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31경기만 뛰고는 8월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시즌아웃됐다.

팔꿈치 수술 이틀 후 크로포드는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로 이적했다. 그러나 크로포드는 트레이드 당시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아직 다저스 소속으로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2013시즌 크로포드에게 주전 좌익수겸 테이블 세터 역할을 맡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매팅리 감독은 얼마 전 휴스턴에서 재활 중인 크로포드와 만나 면담을 했다. 매팅리 감독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인터뷰를 통해 “크로포드가 자신감이 있었다. 굉장히 열심히 재활에 임하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서두르지 않더라”며 “아직 재활 단계에 있지만 30일 후에는 야구공을 잡기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크로포드 역시 지난 2년 동안 보스턴에서의 부진을 인정하면서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크로포드는 “나는 변명하는 걸 싫어한다. 누구든 못하면 비난을 받게 되어 있다. 나는 보스턴에서 잘하지 못했고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도 못했다”며 “1억4천만 달러를 받으면서도 못하면 팀에는 재앙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 나는 지난 부진을 깨끗하게 턴 상태로 LA에 간다”고 밝혔다.
부진의 원인이 된 왼쪽 팔꿈치와 손목 상태와 관련해선 “팔꿈치가 회복된다면 손목도 자연스럽게 부담에서 벗어날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팔꿈치 부상이 나를 괴롭혔다. 재활을 통해 팔꿈치를 회복해 예전 모습을 되찾고 말겠다”며 2013시즌 각오를 드러냈다.
크로포드가 템파베이 시절의 기량을 되찾는다면, 그만큼 2013시즌 다저스의 공격력과 수비력도 향상될 것이다. 매팅리 감독은 크로포드가 좌익수로서 넓은 다저스스타디움의 외야를 지키고, 1번 혹은 2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매트 캠프와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한 방으로 홈을 밟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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