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아틀라스' 혼란 VS 닥찬, 당신의 선택은?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13 09: 06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라나 워쇼스키-앤디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감독)가 500여년의 장대한 시공간이라는 장대한 스케일 만큼 방대한 관람평을 낳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 이후 가장 활발하게 관객들의 토론의 장이 열리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 이를 크게 '어렵고 혼란스럽다'와 이른바 '닥찬(닥치고 찬양)'의 반응으로 나눌 수 있다.
난해하다는 반응은 관객들이 관람하고 가장 즉각적으로 나오는 반응이다. 어렵다는 것은, 500년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각기 다른 여섯 개의 이야기가 어떻게 하나로 관통되는 지에 대한 것이다.
여섯개의 에피소드들은 각각 보는 재미가 충분하지만 이것들이 어떻게 이어지는 지 모르겠다는 것. 특히 이 영화의 교차편집은 스토리나 등장인물들이 결국 하나로 모아지는 종류나 원형 구도를 취하는 형식도 아니기에 관객들에게는 끝없는 나열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한 시간 만에 이야기를 맞물려 이해하는 데 좌절을 느꼈다", "여섯 개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지는 것인지 혼란스러워" 등의 반응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순히 그 형식에서 어렵다고 평가받은 영화와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다른 이유는 영화가 단순히 관객에게 지능 게임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과 두뇌가 모두 필요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극중 주인공들인 환생의 실마리인 혜성 모양의 '버스마크(Birthmark)'를 집중력 있게 따라가면서 시대에 따라 변하는 인물과 상황에 주목, 머릿 속에 등장인물들의 연계 지도를 그려보는 것은 가능한 일이나 굉장한 두뇌 회전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를 단순히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게 이는 부단한 노력을 수반해야 하는 것이라 자연스럽게 어렵다, 혼란스럽다, 난해하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닥찬'하는 관객들은 이 영화를 일부러 이해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단순한 오락물보다는 지적인 자극, 보는 사람마다 해석과 이해가 다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선호도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의 말에서 주목할 것은 그간 지능게임을 벌여온 영화들과는 다르게 일부로 퍼즐을 맞추려고 하지 말라는 것. 이 영화는 '인셉션'이나 '프로메테우스' 같이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지만 그런 종류의 영화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짜맞추기'가 아닌 각각의 마법 같은 이야기에 빠져서 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화의 메시지가 읽히고 영화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일부러 이해하지 말고 즐겨라. 이것이 그간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 영화들과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지니는 차별점이다.
또 언뜻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관이지만, 윤회 사상에 익숙한 동양권인 한국 관객들에게는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가 좀 더 쉽고 낯설지 않게 다가올 수도 있다. 더불어 '닥찬'하는 관객들은 영화의 재관람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한 번 관람보다 2, 3번 관람할 때 영화의 참맛이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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