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어떤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몇 천만 뷰를 돌파했다’는 식의 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가요계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음원을 넘어 뮤직비디오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7월 15일을 기점으로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발표, 정규 6집 앨범으로 컴백했다. 온라인 상에서 입소문을 타고 뻗어나간 ‘강남스타일’은 지난해 12월 초 유튜브에서 최단 기간에 9억 뷰를 돌파한 뮤직비디오가 됐다. 이어 지난 새해 첫 날에는 11억 뷰를 돌파하며 온라인 역사상 전무후무한 최다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0월 께부터 10여 일마다 1억 뷰를 차근차근 누적시켜 나간 그의 기록을 세계가 관심있게 지켜봤다. 9억 뷰 달성 이후부터는 매 기록의 순간을 BBC, CNN, 빌보드, 할리우드리포터 등 주요 매체들이 앞다퉈 보도했다.

잘 만든 뮤직비디오의 영향으로 싸이는 미국 빌보드 핫100에서 7주 연속 2위를 차지했으며 한국 가요 역사상 최초로 영국 UK싱글차트에 진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빅뱅도 마찬가지. 지난해 발표한 ‘판타스틱 베이비’ 뮤직비디오로 5849만 뷰를 기록하고 있는 빅뱅을 영국 가디언지는 2012 최고의 K팝 비디오로 선정하기도 했다. 또 미국 유명 패션지인 V매거진 역시 2012 베스트 뮤직비디오로 빅뱅을 선정했다.

새해 첫 날 신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를 발표하고 컴백한 소녀시대는 일주일 만에 2700만 뷰를 돌파하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하루에 400여만 명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는 셈. 현아 역시 지난해 발표한 자신의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아이스크림’으로 3300만 뷰를 넘어섰다. 특히 현아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함께 출연하며 세계적인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상황. ‘강남스타일’ 2탄으로 제작, 공개된 ’오빤 딱 내 스타일’의 경우는 2억 4000만 뷰를 넘어서며 세계 네티즌들의 마음으로 사로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한 마디로 뮤직비디오 조횟수가 대박이 나는 이유는 세계에서 K팝의 영향력이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음원사이트의 순위는 국내 소비를 기준으로 하지만 유튜브 등에 게재된 뮤직비디오는 미국, 일본 등 우리나라보다 큰 음악 시장을 보유한 국가에서의 수요까지 짐작하는 도구가 된다. 유럽과 남미 등 지리적으로 먼 곳에 있는 국가들도 포함된다.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활약하는 K팝 스타들이 많아지면서 이제 이들은 음원차트에서의 지배력만큼이나 유튜브 등 동영상 전문사이트에 개설된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한 뮤직비디오 조횟수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
한 음악 관계자는 “뮤직비디오는 가수들이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최상의 이미지, 또 콘셉트에 부합하는 이미지로 등장하기 때문에 애착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음원도 중요하지만 이슈 메이킹 등 해당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뮤직비디오가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뮤직비디오, 또 뮤직비디오의 조횟수에 대한 이야기는 더 많이 나오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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