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경기에서 리베로는 공격을 할 수 없는 신분이다. 그러나 올스타전에는 예외다. 무거운 굴레에서 벗어난 리베로들이 숨겨진 공격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V-리그 올스타전’에서는 그간 후위에서 묵묵히 몸을 날린 리베로들이 공격을 위해 몸을 날렸다. 그간 볼 수 없었던 이색 광경에 성공 여부를 떠나 팬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시작은 ‘단골손님’ 여오현(삼성화재)이었다. K-스타 리베로로 출전한 여오현은 2세트 10-7로 앞선 랠리 상황에서 V-스타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 뛰어 올랐다. 175㎝의 단신이라 점프의 한계는 있었지만 있는 힘을 다해 날아올라 백어택을 성공시켰다. 관중석과 벤치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V-스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차세대 리베로 부용찬(LIG손해보험)이 역시 K-스타의 허를 찔렀다. 부용찬은 10-13으로 뒤진 상황에서 토스를 받아 백어택을 성공시켰다. 부용찬의 키는 여오현보다 더 작은 173㎝. 역시 벤치의 기를 살리는 멋진 공격이었다.
다만 가장 장신(185㎝)인 이강주(러시앤캐시)는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서브 포지션에 들어간 이강주는 스파이크 서브를 시도했으나 감이 떨어진 탓인지 네트에 걸렸다. 그 후 세트 막판에는 세 명의 리베로 중 가장 늦게 백어택 공격에 나섰으나 역시 수비에 걸렸다. 그래도 선수들과 팬들의 얼굴에 웃음기를 번지게 한 유쾌한 일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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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