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승 합작 용병 바꾼 류중일의 자신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1.14 14: 15

삼성 라이온즈는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 대신 릭 밴덴헐크와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를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지난해 25승을 합작했던 탈보트와 고든과의 재계약을 포기했지만 "부담보다 기대가 크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 "두 발의 미사일을 장착했다". 삼성의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업무를 담당하는 이충무 운영팀 과장은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그만큼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의 활약을 굳게 믿는다는 의미다.
▲밴덴헐크, 그토록 갈망했던 외국인 특급 선발
네덜란드 출신 릭 밴덴헐크의 정식 등록명은 밴덴헐크. 이 과장은 "밴덴헐크가 헐크처럼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본인이 (밴덴헐크를 정식 등록명으로 사용하길) 더 원했다"고 귀띔했다. 밴덴헐크는 뛰어난 체격 조건(195cm 88kg)을 바탕으로 150km 안팎의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이 과장은 "밴덴헐크는 구속도 빠르지만 투구 자세가 독특해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저스틴 저마노, 미치 탈보트, 브라이언 고든 등 그동안 삼성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들은 기존 선발 요원들과 비슷한 유형이다. 에이스 역할을 해줄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는데 밴덴헐크라면 충분히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과감한 몸쪽 승부가 돋보인다. 이 과장은 "밴덴헐크가 몸쪽 승부를 하다 두 명을 맞췄는데 또다시 몸쪽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직구 뿐만 아니라 변화구 컨트롤도 좋다. 초구부터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의 첫 번째 성공 요건은 문화적 적응. 네덜란드어, 영어, 독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하는 밴덴헐크는 한국어까지 익힐 계획. 아시아 무대는 처음이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단다.
이 과장은 "밴덴헐크에게 한국에 오면 바꿀 게 많다고 하니까 '나는 네덜란드 사람이다. 미국에서 10년간 살았다. 어차피 미국이든 한국이든 내겐 고국이 아니니 다를 게 없다.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고 싶다"고 국내 무대 입성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뛰었던 그는 이번에도 고국의 부름을 받았으나 정중히 거절했다. 국내 무대에서 성공의 꽃을 피우고 싶은 밴덴헐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로드리게스, 삼성의 진심에 감동하다
1987년생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3개 구단의 입단 제의를 받았다. 계약 조건도 결코 나쁘지 않았다. 일본의 모 구단 또한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이 과장은 "우리도 로드리게스가 나올 줄 몰랐다"고 깜짝 놀랐다.
로드리게스의 가족들과 함께 만나 삼성 구단만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진심으로 다가간 게 주효했다. KIA에서 활약 중인 헨리 소사와 삼성에서 뛰었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등 도미니카 출신 선수들의 권유도 로드리게스의 한국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도미니카 출신 선수 가운데 다혈질 성격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부모님의 엄한 가르침을 받으며 자란 덕분에 아주 차분한 편이란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는 자세가 아주 좋다. 이 과장과 동행했던 전병호 투수 코치가 연습 경기 도중 잘못된 투구 습관을 지적해줬더니 곧바로 바로 잡는 모습에 놀랐단다.
"어린 나이에도 큰 경기 경험이 많고 직구의 힘이 좋다. 그리고 국내 무대에 입성한 뒤 새 구종을 장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영업 비밀이라 밝힐 수 없지만 기대해도 좋다"는 게 이 과장의 말이다.
그리고 이 과장은 "아직 완성품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이곳에 와서 조금만 다듬으면 엄청 좋아질 것"이라고 로드리게스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한편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는 오는 20일 괌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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