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프로야구의 화두는 '안방마님'이다.
올해 주전급 포수가 정해진 팀은 롯데, 삼성, SK, 두산, KIA 등이다. 그외 LG, 한화, 넥센, NC는 포수 무한 경쟁이다. LG는 현재윤을 삼성에서 영입했으나 윤요섭, 조윤준 등과 경쟁시킬 계획이고 넥센은 허도환, 최경철 외에 군제대한 박동원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한화도 박노민, 정범모, 한승택 등이 안방을 노리는 중이다. 처음 1군에 참여하는 NC는 허준, 김태우, 김태군 등이 포수 출신 김경문 감독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강민호(롯데)라는 대형 FA가 기다리고 있다. 현재 프로야구계에서 강민호 만큼 젊고 경험이 많으며 공격력이 뛰어난 포수는 드물다. 강민호가 올 겨울 FA 시장을 얼마나 키울지에 대한 예상도 나오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백업 포수로 용덕한을 영입했지만 강민호가 떠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강민호가 만약 팀을 옮길 경우 포수 지형도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각팀의 포수 상황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투수의 비중이 크고 세밀한 작전이 많은 현대 야구에서 그라운드를 지휘하는 포수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수는 무엇보다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하기 위한 경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한 포수를 키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공수에서 모두 뛰어난 포수는 많지 않다. 결국 성적을 당장 내야 하는 팀은 스타 포수, 혹은 알짜 포수들을 타팀에서 데려오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포수 이동은 이전부터 계속돼 왔다. 특히 '포수사관학교'라 불리는 두산 출신의 진갑용(삼성), 홍성흔, 용덕한(롯데), 허도환(넥센) 등 포수들이 각팀에서 주축 선수가 됐다. 지난해에는 넥센(최경철)이 SK에서, 롯데(용덕한)가 두산에서 포수를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연말에는 LG와 삼성이 포수 현재윤을 낀 3대3 트레이드를 하며 양팀 창단 후 처음으로 선수를 주고 받기도 했다.
이처럼 선수 트레이드를 통해 팀 전력이 높아지기도 하지만 팀이 장기간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키워 쓰는 시스템이 효과적이다. 포수 출신의 조범현 전 KIA 감독이 최근 류중일 삼성 감독의 간곡한 부탁으로 삼성 포수 인스트럭터로 간 것도 삼성이 '키워 쓰기'의 필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아마추어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포수를 기피하고 또 제대로 된 포수 교육을 받지 못하면서 포수 자원 자체가 적다. 일례로 중고교에서 포수가 없을 때 투수나 내야수 중 남는 선수에게 일단 포수 마스크를 씌우는 것은 잘못된 교육 방법 중 하나다. 그 때문에 프로에 와서 제대로 된 포수 교육을 받고 경쟁을 시작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0년 신인왕을 받은 양의지(두산), 지난해 삼성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이지영 등 팀내에서 키워낸 선수들이 조금씩 주전 마스크를 물려받으면서 각팀 주전포수들의 평균 연령대가 내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진갑용, 강민호 등 새로운 얼굴이 없는 국가대표도 다음 아시안게임 쯤에는 바뀌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포수발(發) 선수 이동이 일어날 수 있을까. 몇몇 구단은 포수 트레이드에 입맛을 다시고 싶지만 일단 카드들이 많지 않다. 가능성이 있다면 SK 정도가 박경완, 조인성, 정상호 등 넘치는 포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각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 구단들은 데려오는 대신 키워쓰기에 올인할까. 올 시즌 각 구단 안방의 트렌드에 변화가 있을 것인가.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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