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맏형 이호준, ‘김기태 리더십’ 벤치마킹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14 07: 04

“SK 있을 때 감독님과 룸메이트였습니다. 그 때 감독님께서 팀 단결을 위해 했던 일들을 많이 배웠고 메모도 많이 했습니다”.
신생팀의 1군 첫 해 성적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1~2년차 젊은 선수들이 태반인 만큼 좌충우돌하며 야구 내적 요소 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요소도 많이 배워가기 때문이다. 그만큼 큰형님의 덕아웃 리더로서 역할도 크다. NC 다이노스의 중심타자이자 맏형이 된 이호준(37)의 선택은 김기태 LG 감독의 리더십 벤치마킹이다.
지난해 SK에서 127경기 3할 18홈런 78타점으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도 기여한 이호준은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기회를 통해 신생팀 NC로 이적했다. 많은 나이지만 일발장타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팀 케미스트리를 구축할 수 있는 선수인 만큼 NC는 그에게 3년 20억원을 투자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리그의 강호로 이름을 떨친 SK의 팀워크를 만드는 데는 이호준의 역할도 적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계약이다.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을 앞두고 창원마산야구장에서 훈련에 여념이 없던 이호준은 2000년 SK의 창단 첫 해를 떠올렸다. 당시 이호준은 해태(KIA의 전신)에서 사이드암 성영재(LG 스카우트)와 맞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었던 바 있다. 엄밀히 따지면 창단 멤버는 아니지만 창단 첫 해를 함께 했던 이호준이다.
“그 때도 창단 첫 해 꼴찌를 했네요. 그러나 신생팀의 첫 해 성적은 아직 모른다고 봅니다. 김경문 감독께서 선수단 전체에 ‘즐겁게 야구 하자’라고 강조하셨고 저 뿐만 아니라 베테랑들에게는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잘 단결할 수 있도록 팀을 똘똘 뭉치게 해줬으면 한다’라는 점을 주지시키셨습니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야구에 집중하고 내부 단결에 힘쓰고 싶어요. 그렇게 해야 훗날 NC가 강팀이 될 테니까”.
그와 함께 이호준은 SK의 창단 초기 선수단 맏형이던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을 보며 많이 배웠음을 이야기했다. 1990년대 SK 선수단의 모태가 된 쌍방울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기태 감독은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인해 1999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뒤 2001시즌 후 2-6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었다.
선수생활 말년 김기태 감독은 2004년 3할2푼 10홈런 67타점 호성적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후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도 하며 좋은 리더십을 선보였다. 비단 이호준 뿐만 아니라 조중근(넥센) 등 김기태 감독의 현역 말년을 기억하는 이들은 “존경하는 선배”라며 입을 모았다.
“한때 김기태 감독과 룸메이트였어요. 무엇보다 감독님은 팀원 단결을 위해서 노력했던 분이고 그 때의 행동들을 최대한 기억하려고 하고 메모했던 것도 많이 챙겨보고 있습니다”. 때로는 유머러스하지만 쓴소리가 필요할 때는 무섭게 다그쳤던 김기태 감독의 카리스마를 기억하는 이호준이다. 이호준도 입담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지만 SK 시절 팀의 위기 시에는 후배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팀 리더였다.
새까만 후배인 나성범은 팀 선배 이호준에 대해 “무섭기만 한 분인 줄 알았는데 직접 이야기를 듣고 배우다보니 정말 재미있는 분이시다. 그러나 쓴소리가 필요할 때는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뭉치게 하는 힘을 갖고 계신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이호준은 ‘김기태 리더십’ 벤치마킹을 통해 신생팀 NC를 끈질긴 선수단으로 만들고자 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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