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진정한 힐링 예능 납시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1.14 08: 50

늦둥이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했던, 그래서 괜히 엄하게 굴었던 아빠 성동일이 달라졌다. 살갑게 아들을 챙기는 법을 알게 됐다. 아빠가 달라지니 아빠만 봐도 눈물을 흘렸던 성준은 애교만점의 아들이 됐다.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는 아빠와 자녀가 오지로 떠나는 여행기를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때문에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SBS ‘붕어빵’을 적절히 섞어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런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출연자들에게는 성장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며, 세상살이에 지친 시청자들에게는 마음을 치유해주는 힐링 프로그램에 가깝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6일 첫 방송에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매력으로 일단 시선을 끌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2회부터는 본격적으로 1박2일간의 여행으로 조금씩 달라진 스타와 자녀들의 모습을 담았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늦둥이 아들을 둔 성동일이었다. 방송에서의 유쾌한 모습과 달리 성동일은 가까이 가기엔 먼 우리네 아빠였다. 성동일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자녀와 소통하고 싶은 의지는 강하나 방법을 몰랐다. 겁이 많은 그의 아들 성준은 아빠의 말 한마디에 금세 눈물을 보였고 그런 아들을 보며 성동일은 가슴 아파 했다.
성동일은 첫 방송에서 아들에게 다정하게 고드름을 따주면서도 “방송이니까 해주는 것”이라고 애써 농담을 하며 아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어색해 했다. 하루의 시간이 흐른 후 두 번째 방송 말미에는 아침밥은 늘 먹는 것이니 하루쯤은 안 먹어도 된다고 자녀들을 챙기는 다른 아빠들과 다른 길을 걷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 장면만 봤을 때 1박2일간의 여행이 성동일 부자에게는 큰 효과가 없었던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허나 아이들과의 오지 여행으로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이들 부자였다. 시청자들은 소심하게 보였던 아들 성준이 나이와 달리 의젓한 성격이라는 것을 이미 눈치 챘다.
또한 아들의 잠자리를 봐주면서 “내 새끼 오늘 고생했어”, “우리 준이 많이 컸네”라고 애틋한 말을 하는 성동일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엄마 없는 하루만에 “아빠가 안 무섭다”고 말하는 성준과 “앞으로 더욱 친절해져야겠다”면서 아들에게 뽀뽀를 하는 성동일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조금씩 애정표현을 하는 부자의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의 마음이 녹아든 것은 당연. 물론 이 장면은 암전된 까닭에 목소리로만 안방극장에 전달됐지만 여행을 통해 차츰차츰 가까워지는 성동일 부자의 성장이 전달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양심냉장고’, ‘러브하우스’ 등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일밤’다운 힐링 프로그램이 탄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비단 성동일 부자 뿐만 아니라 김성주·김민국, 이종혁·이준수, 송종국·송지아, 윤민수·윤후 등의 출연자 역시 오지에서의 하룻밤은 눈에 확 보이진 않지만 조금씩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 같은 변화는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아빠 어디가’의 안방극장 힐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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