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낸 대만, 류중일호 괴롭힐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1.15 06: 37

지나치게 긴장할 이유는 없다. 그래도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는 법이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첫 고비로 보이는 대만 대표팀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남은 일정이 수월해질 수 있다.
셰장헝 감독이 이끄는 대만은 14일 28명의 출전 선수를 발표했다. 대만은 한국, 네덜란드, 호주와 함께 3월 2일부터 5일까지 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우리와는 마지막 날인 5일 격돌한다. 전통적으로 한국에 까다로운 상대였고 홈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걸린다. 1라운드 1위로 대회를 기분 좋게 시작하려는 우리로서는 경계대상 1호라고 할 만하다. 어쩌면 첫 고비일 수도 있다.
대만은 투수 13명, 포수 3명, 내야수 7명, 외야수 5명으로 엔트리를 짰다. 우선 투수 쪽에서는 천웨인(볼티모어)의 이탈이 눈에 띈다. 천웨인은 메이저리그(MLB) 진출 첫 해인 지난해 12승을 올린 대만의 실질적 에이스다. 그러나 무릎 상태를 이유로 꾸준히 불참 의사를 통보한 끝에 결국 엔트리에서 빠졌다. 우리로서는 좋은 소식이다.

다만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왕첸밍과 궈훙즈는 포함됐다. 왕첸밍은 뉴욕 양키스 시절인 2006년과 2007년에 걸쳐 2년 연속 19승을 기록한 특급투수였다. 그러나 그 후로 내리막이 시작됐고 지난해에는 워싱턴 소속으로 10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6.68에 그친 뒤 방출됐다. 그래도 경력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선수다.
역시 MLB 통산 218경기 출장 기록을 가지고 있는 왼손투수 궈훙즈도 최근 활약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에는 출장 자체가 뜸했다. 다만 테스트 결과 합격 통보를 받고 대표팀에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의 악몽을 생각하면 역시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이름이다. 두 선수는 현재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WBC를 하나의 기회로 여길 수 있다. 준비태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만으로서는 2라운드 진출이 급선무인 만큼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인 호주나 네덜란드 전에 왕첸밍 카드를 쓸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양야오쉰(소프트뱅크)의 이름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소프트뱅크 마운드의 다크호스로 발돋움하며 2승3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한 왼손투수다. 어쩌면 현재 컨디션은 왕첸밍이나 궈훙즈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국내파를 대표하는 판웨이룬(퉁이)도 변수다.
타선에서는 린즈성(라미고), 펑정민(슝디), 양다이강(니혼햄) 등이 경계해야 할 선수들로 손꼽힌다. 린즈성은 지난해 아시아시리즈 당시 류중일 삼성 감독이 요주의 인물로 지목했던 선수다. 힘과 기교가 적절하게 조합되어 있다. 요미우리와의 결승전 홈런을 기록하는 등 대회 내내 장타력을 뽐냈다.
펑정민은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다. 린즈성과 함께 중심타선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외야수 양다이강은 2007년부터 니혼햄에서 뛰며 이제는 붙박이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타율 2할8푼7리, 7홈런, 55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투고타저가 극심했던 일본에서 타율 2할8푼7리는 퍼시픽리그 9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교타자 스타일로 우리 투수들을 괴롭힐 선수다.
물론 전반적인 전력은 우리가 한 수 위다. 대만은 대표팀 내에서도 선수들의 실력차이가 있다. 정상적인 경기 흐름이라면 추격을 따돌릴 힘은 충분하다. 그러나 단판승부라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도 전력은 분명 우리가 위였다. 지난해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삼성이 상대 선발 마이크 로리의 역투에 밀려 탈락하기도 했다. 얼마든지 변수가 튀어날 수 있다. 이 변수를 제어하는 준비만이 만약의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대만을 철저히 파헤쳐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2라운드에서 우리는 일본, 쿠바, 대만과 만날 것이 유력하다. 여기서 확실한 1승 카드는 역시 대만이다. 대만에게 고전하면 미국행 티켓 발권이 어려울 수도 있다. 대만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잡느냐가 이번 대회의 성패를 쥘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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