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의 중요성, 그리고 사전 작업에 걸린 시간을 고려하면 ‘속전속결’이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놓고 전례가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신규회원 가입 승인을 위한 구단주 총회를 17일 오전 8시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아테네가든에서 연다”고 발표했다. 이사회 이상의 실권자들을 모아놓은 가운데 10구단 문제를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KBO는 지난 11일 평가위원회의 의견을 이사회가 받아들여 KT·수원을 10구단 창단 주체로 결정했고 이에 대한 승인을 총회에 요청했었다.
당초 총회가 열릴지 조차도 불투명했다. 바쁜 구단주들의 일정을 한꺼번에 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근래 총회가 열린 것은 2008년 3월 10일이다. 현대 유니콘스의 법정탈퇴 및 히어로즈의 가입 승인안을 처리했다. 그 후로는 총회의 기억이 없다. 간담회로 대체하거나 서면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2011년 NC의 9구단 창단도 구단주들의 모임 대신 서면으로 승인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총회가 개최된다. 물론 구단주들이 모두 이 자리에 참석할지는 불투명하다. 구단주 대행이 참석할 것이라는 구단도 있다. 그래도 모양새가 훨씬 더 좋아졌다. 한국프로야구의 최대 의결 기구인 총회가 10구단 창단을 승인한다면 KT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꼭 10구단 문제뿐만 아니라 야구발전을 위한 몇몇 의견들이 오고갈 수도 있다.
총회가 이사회의 결론을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형식적인 심의를 거쳐 KT의 창단을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10구단 창단 문제는 표면적으로 38일 만에 끝난 셈이 된다. 이사회가 10구단 체제의 ‘OK 사인’을 낸 때가 지난해 12월 11일이었다. 지자체 및 기업이 준비 과정을 거쳐 창단신청서를 제출한 것이 7일, 평가위원회의 결론이 난 것이 10일, 그리고 이사회가 KT의 손을 들어준 것이 11일이다.
당초 KBO는 1월 내 10구단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경쟁이 심화되고 야구계가 분열되는 조짐을 보이자 전략을 수정했다. 일정을 최대한 앞당겼다. 불필요한 잡음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런 KBO의 전략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신생구단에 준비할 시간을 더 주는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준비과정은 길었지만 정작 총성이 울리자 모든 것이 순식간에 결정된 10구단 창단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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