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셋업맨 경쟁, 경험이냐 구위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15 06: 31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외국인 마무리 대신 셋업맨으로 22홀드를 올린 젊은 우완을 새 마무리로 내세운다. 그렇다면 올 시즌 새로운 셋업맨은 누가 될 것인가. 2013년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에서 셋업맨 보직을 놓고 베테랑과 젊은 투수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외국인 선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확정지은 대신 35세이브를 올리며 한국 야구 사상 외국인 마무리 한 시즌 최다 세이브를 올린 스캇 프록터(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작별을 고했다. 경기 내용이 다소 불안했다는 이유였고 “어차피 외국인 마무리는 길어야 2년 정도 쓸 예정이었다”라는 것이 김진욱 감독의 설명이다. 시즌 중 이미 홍상삼을 올 시즌 마무리감으로 내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초 감독 첫 해 때는 노경은을 마무리감으로 생각했었는데 시즌 중 선발로 보직 변경해 굉장히 잘 던져줬다. 대신 팔스윙의 리듬이 좋아 구위도 뛰어난 홍상삼을 마무리로 중용할 예정이다. 원래 프록터의 자리는 기본 1년에 길어야 2년 정도 외국인 투수로 마무리 공백을 메우려고 했다”.

프록터와의 재계약 대신 3년 전 두산 소속으로 14승을 올렸던 켈빈 히메네스를 재신임한 두산. 히메네스-니퍼트 콤비에 김선우-노경은-이용찬이 선발진에 버티며 부상이 없다면 타 팀의 1,2선발급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강력한 선발진이 구축되었다. 그러나 선발에서 마무리 홍상삼을 잇는 가교인 셋업맨 보직이 확실하지 않다면 두산 투수진의 대계도 어그러질 수 있다. 더욱이 홍상삼은 마무리로 검증되지 않은 데다 현재 오른발 골절상으로 훈련을 못하고 있다.
셋업맨 보직에 대해 김 감독이 가장 먼저 언급한 이들은 홀드왕 출신인 이재우(33), 정재훈(33) 두 베테랑 우완이다. 이재우는 2005년 28홀드로 홀드왕좌에 올랐으며 2008년 11승을 올렸고 2009시즌 두산 계투 KILL 라인 맏형으로 활약한 중심투수였으나 2010년 팔꿈치 수술 후 재수술까지 겹치며 3시즌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 구위는 과거에 비해 다소 떨어졌으나 제구력, 변화구 구사력은 예전에 비해 큰 문제가 없다.
정재훈은 2005년 구원왕(30세이브), 2010년 홀드왕(23홀드) 타이틀을 따낸 검증된 계투. 2011시즌을 마치고 4년 최대 28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던 정재훈이었으나 지난해는 어깨 재활로 1년을 보내야 했다.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4.50만을 기록한 정재훈은 계약했던 연봉의 반값만을 받으며 제대로 된 어깨 상태를 만드는 와신상담에 몰두했다.
“이재우와 정재훈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이는 정말 천군만마와도 같다. 지난해 이재우, 정재훈에 대해서는 눈 질끈 감고 기다렸다고 봐도 된다. 이제는 그들이 돌아와야 할 시기다. 캠프에서 충분히 함께 시작할 수 있고 그들이 시즌 동안 로테이션으로 셋업맨 보직을 수행한다면 그만큼 고마운 것이 없다”.
그렇다고 두산이 이재우-정재훈으로 셋업맨 후보를 압축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후반기 153km의 빠른 직구를 던지며 가능성을 비춘 우완 오버스로 김강률과 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패기와 사이드암 치고 묵직한 구위를 보여준 2년차 변진수도 셋업맨 후보다. 김강률은 지난해 30경기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고 변진수는 31경기 4승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71로 웬만한 베테랑 못지 않은 담력을 과시했다. 구위는 베테랑 두 명에 비해 우위에 있는 김강률과 변진수다.
“이번 캠프를 통해 불펜진을 보강하고 셋업맨 후보를 압축하고자 한다. 좀 더 만들어가야 하는 시점임에는 분명하다. 이재우와 정재훈이 건강하게 교대로 셋업맨 보직을 나서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고 김강률과 변진수에게도 기대가 크다”. 마무리 복귀에 난색을 표한 정재훈을 제외하면 홍상삼의 난조 시 대체 마무리로도 뛸 수 있는 선수를 찾게 될 셋업맨 물색 작업. 2013시즌 두산 투수진 가교가 될 선수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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