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삼중 잠금장치가 뜬다.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타선에 비해 마운드가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이승엽·김태균·이대호·김현수·최정·손아섭 등 중심 타선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윤석민을 제외하면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마운드에 물음표가 붙어있다. 하지만 경기 종반까지 이기는 승부가 된다면 뒷마무리는 걱정할 필요 없다. 오승환(31)-정대현(35)-박희수(30)로 이어지는 삼중 잠금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 투수 파트를 겸임하고 있는 양상문 WBC 수석코치는 "오승환·정대현·박희수가 대표팀의 승리카드가 될 것이다. 오승환·정대현은 국제대회에서 경험이 많고, 박희수도 좋은 구위와 확실한 주무기를 갖고 있다. 세 투수가 뒷문을 지키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표팀에서도 지키는 야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통산 최다 249세이브를 기록하며 5차례 구원왕에 오른 오승환은 설명이 필요없는 마무리투수. 역대 4차례 국제대회에서 1승2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으로 기록 자체는 뛰어나지 않다. 하지만 2006년 1회 WBC에서 3경기 3이닝 1사구 3탈삼진 노히트노런으로 위력을 떨친 바 있다. FA 자격을 한 시즌 남겨두고 있는 오승환으로서는 국제대회 WBC가 쇼케이스 무대로 동기부여도 높다.
정대현은 국제대회에서 더 큰 위력을 떨쳤다. 정통 잠수함으로 해외 타자들의 타이밍을 제대로 빼앗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7차례 국제대회에서 17경기에 등판해 1승3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63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1할8푼밖에 되지 않고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76에 불과하다. 27⅔이닝 동안 삼진 30개를 잡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이번 WBC에서도 큰 활약을 기대받고 있다.
2010년 대만 대륙간컵을 제외하면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박희수는 새로운 히든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역대 한 시즌 최다홀드(34개) 신기록을 세우며 평균자책점 1.32로 압도적인 피칭을 펼쳤다. 왼손 투수로서 140km대 중반의 힘있는 공과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찌르는 컨트롤 그리고 확실한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로 중무장했다.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오승환-정대현-박희수는 각기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에서 상대하는 팀으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오승환은 우완 정통파, 정대현은 정통 잠수함, 박희수는 좌완 정통파로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불펜의 조합 면에서도 더없이 훌륭하다. 승부처에서 상대 타자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카드를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벤치의 선택 폭도 더 넓어졌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선발투수와 바로 그 다음에 나올 두번째 투수들이 '리드하는 경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리드하는 경기만 만들면 이기는 건 걱정할 필요없다. 전통적으로 뒷문을 강조해온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있어서도 2013년 WBC 필승조 오승환-정대현-박희수는 최강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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