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2연패와 더불어 투수 부문에서는 2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만큼 더 이상 내려가면 안된다".
올해부터 삼성 1군 마운드를 총괄하게 된 김태한 투수 코치는 선두 지키기를 목표로 내세웠다. 1군 불펜 코치에서 1군 메인 투수 코치로 승격된 김 코치는 "보직이 그렇게 됐는데 같은 자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사람이 바뀌었지만 똑같은 연결선상에서 하면 된다고 본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삼성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았던 정현욱이 LG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고 권오준과 안지만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에 김 코치는 "이름으로 본다면 이탈한 부분이 있지만 그만큼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캠프동안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체 선수들이 1군에 올라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특정 선수보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의 생존 경쟁을 유도할 생각. 이동걸, 김기태, 김현우, 최원제가 정현욱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리 싸움을 벌이고 사이드암 권오준 대신 신용운의 어깨에 기대를 걸었다. 또한 지난해 추격조로 뛰었던 김희걸이 전훈 캠프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해 필승조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좌완 계투 보강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김 코치는 "이승우, 백정현, 조현근, 박근홍 등 좌완 투수의 활용 방법을 놓고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들의 활용에 대한 부분은 캠프에 가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 조현근과 박근홍은 원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승우과 백정현에 대해서는 "선발 수업을 계속 갈 것인지 활용도를 보고 중간으로 쓸 것인지 이번 캠프의 숙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25승을 합작한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 대신 릭 밴덴헐크와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김 코치는 "삼성 야구에 어느 만큼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심창민의 필승조 안착 여부가 최대 변수라고 전망했다. 심창민의 기량이 향상되고 안지만이 정상적으로 복귀한다면 큰 공백은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게 김 코치의 말이다.
오치아이 코치와 함께 환상 호흡을 이루며 극강 마운드 구축에 이바지했던 김 코치는 동기 부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스로 느낄 수 있게끔 분위기를 유도하고 마운드 위에 오르면 강한 정신력으로 싸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삼성 마운드는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탄탄하다. 극강이라는 표현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김 코치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구체적인 수치보다 말 그대로 우리 팀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과 팀 평균자책점 1위 등극이 목표다.
"물론 쉽지 않지만 내려오면 지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의 목표는 수성이다. 우리가 2,3등을 했었다면 올라가는 게 목표지만 계속 1등을 했으니 지켜야 한다. 투고타저 또는 타고투저 등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가지 상황이 있겠지만 그 기준에서 선두 자리를 수성한다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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