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와 팔꿈치 피로도를 풀 수 있다고는 해도. 그래도 너무 아까워요”.
커다란 기회를 부상으로 날려버렸으니 안타까울 수 밖에. 지난해 22홀드(3위)를 올리며 두산 베어스 계투진의 핵심 요원으로 거듭난 우완 홍상삼(23)이 목발을 짚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홍상삼은 지난해 53경기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2009년 선발 9승을 따낸 뒤 수년 간 팀의 선발 유망주로 꼽혔던 홍상삼은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팀의 승리 계투가 되었다. 150km을 상회하는 직구에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질을 구사하며 팀 승리에 일조한 홍상삼이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페넌트레이스 때 경기 내용이 워낙 좋았던 만큼 시즌 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던 홍상삼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자율훈련 도중 야외 러닝을 하다가 빙판을 잘못 밟고 접질려 오른발 약지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재활 치료에는 약 6~8주가 걸리는 가볍지 않은 부상이다.
결국 홍상삼은 부상으로 인해 1년 선배 이용찬에게 WBC 대표팀 승선권을 양보하고 말았다. 전지훈련 또한 초반 참가는 불가능하며 중반 이후에나 합류해 몸을 만들게 될 전망이다. 팀에서 일찌감치 올 시즌 마무리로 점찍은 선수인 만큼 더욱 중요한 비시즌이다.
“뛰는 데 발에서 뚝 소리가 나더라고요. 아, 이거 큰일났구나 싶었는데 골절이라고 하더라고요. 네 번째 발가락이 뚝 꺾였어요. 팔을 다쳤더라면 한 팔을 올리고 씻을 수라도 있을 텐데 오랫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했습니다”. 오른발에 깁스를 한 채 목발에 의지 중인 홍상삼의 안타까운 한 마디였다.
‘그래도 팔에 걸린 피로도를 풀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는 지 이야기하자 홍상삼은 고개를 저었다. 프로 데뷔 후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된 기쁨이 한 순간에 사라져버린 아쉬움 때문이다.
“던지고 싶었는데. 아파서 못 던진다는 게 정말 답답해요. 전지훈련도 초반부터 합류하고 싶었는데”. 부상으로 인해 태극마크의 꿈을 다음으로 미룬 홍상삼은 허탈하게 웃으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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