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가 생긴다".
최형우(30, 삼성 외야수)가 이를 악물었다. 최형우는 15일 지난해 연봉 3억원보다 6.7% 삭감된 2억8000만원에 올 시즌 연봉 재계약을 체결했다.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겪은 최형우는 2008년 전 경기에 출장, 타율 2할7푼6리(384타수 106안타)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최고령 신인왕에 올랐다. 최형우에게 반짝 활약은 없었다. 땀의 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끊임없는 노력을 거듭하며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갔다. 그만큼 연봉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1년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하며 삼성의 트리플 크라운 등극을 이끌었다. 그리고 생애 첫 외야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최형우는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 2차 전훈 캠프에서 열린 평가전과 시범경기를 통해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2011년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시즌 개막 이후 기나긴 부진의 늪에 빠졌다. 2군 강등을 비롯해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기대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했다. 전반기 타율 2할4푼(258타수 62안타) 5홈런 44타점으로 주춤했던 최형우는 후반기 들어 3할1푼의 타율에 63안타 9홈런 33타점으로 예년의 타격감을 되찾았다.
최형우는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는 등 거포 본능을 선보이며 한국시리즈 2연패에 이바지했다. 연봉 재계약을 마친 최형우는 "오기가 생긴다"고 했다.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은 만큼 올 시즌 활약을 벼르고 있다. 그래서 15일 괌 캠프에 조기 합류한다.
"진짜 열심히 하겠다. 오늘의 아쉬움은 반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의 오기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독기를 품은 최형우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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