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5. LA 다저스), 한국에서 ‘괴물투수’로 불렸던 그가 미국에서도 특별한 활약을 해줄 것을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체격이나 기량, 멘탈 측면에서도 두루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류현진이 박찬호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 매우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특급 메이저리거로서 자리잡기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주변에서 류현진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류현진은 최근 한 예능 프로에 나와 영어실력이 부족해 원활한 의사소통을 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었다. 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영어실력은 중요하지 않고, 공만 잘 던지면 된다는 해답을 내려주기도 했다.
워낙 자신감이 넘치고 자신만의 스타일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는 류현진은 경기 중 사실 자신이 떨고 있는지 긴장하고 있는지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선수 중 하나이다.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류현진은 분명 앞으로 펼쳐질 빅리거로서의 생활이 즐겁고 흥분되기만 한 길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류현진은 현재 많은 언론의 집중을 받으며 기대감과 자신감을 한껏 표현하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다고 그에게 긴장감이나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다저스에서 보내게 될 6년간의 시간 동안 분명 ‘괴물투수’ 류현진도 극복해야 할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고, 현재의 우호적인 언론들이 앞다투어 그의 실패를 조급하게 거론하며 등을 돌리는 일도 겪게 될 수 있다.
그가 좋은 시절을 보낼 때도, 그가 어려운 시기를 보낼 때도 한결 같이 그를 지탱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가 가진 장점이다. 어떠한 시기에도 류현진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집중해야 한다. 다저스에서 그를 선택했을 때는 그가 가진 것에 투자한 것이지, 그의 부족한 점들 때문에 그와 계약을 한 것이 아니다.
명품 직구와 체인지업 그리고 그 밖에도 여러 종류의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류현진의 기량은 자타가 공인하는 그의 장점이며, 빅리거들에게 뒤지지 않는 건장한 체격과 두둑한 배짱 또한 그가 앞으로 좋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류현진의 대표적인 장점들이다.
한번 획득된 장점은 쉽게 없어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비난을 받게 된다고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위축되어 발휘되지 못할 뿐이다. 예를 들어, 좋은 지능을 가진 사람이 비난을 받는다고 지능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 지능으로 할 수 있는 잠재능력들이 충분히 발휘되는데 어려움을 겪을 뿐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될 때 자신의 장점이 전처럼 잘 발휘되지 않을 때, 마치 그 장점이 사라진 것 같지만, 사실 사라진 것이 아니다.
류현진이 어떠한 순간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대한 집중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오래도록 메이저리그에서도 ‘괴물투수’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월 5일 류현진의 미국진출 환송회에서 류현진은 10년 뒤 한화에 돌아와서 다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의 바람과는 달리 10년 뒤에도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여전히 멋진 활약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고려대 학생상담센터 상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