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어린이·정글...목마른 예능이 찾은 블루오션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1.15 17: 03

TV 시청층의 고령화와 더불어 방송 프로그램이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예능PD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해 종편에 케이블채널까지 한주에도 수십개 씩 제작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식상함을 벗고 신선한 매력으로 시청자의 눈을 잡기 위해 색다른 시도를 하는 중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예능 출연진들의 다양화다. 기존에 개그맨, 방송인, 배우, 가수를 비롯한 연예인들이 예능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진이었다면, 최근에는 그 영역이 일반인에게 확대된 것은 물론 종교인과 어린이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신선한 포맷과 함께 좋은 반응으로 돌아오고 있어 앞으로 이 같은 시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BS 파일럿 예능 ‘땡큐’는 햄프셔 대학교 종교학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로 유명한 혜민스님을 출연시켜 그야말로 시청률 대박을 터뜨렸다. '땡큐'가 기록한 시청률은 13.6%. 금요일 자정 무렵 방송 됐지만 두 자리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명연예인이 출연하는 대세 토크쇼 보다 낫다는 평을 얻었다. 예능인이 아닌만큼 혜민스님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의 고민을 배우 차인표, 전 야구선수 박찬호와 나눴고, 이는 세 남자의 1박2일간의 여행이라는 콘셉트에 담겨 힐링 프로그램이라는 호평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이들이 출연해 예기치 못한 돌발 행동으로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한 프로그램도 있다. MBC ‘일밤- 아빠! 어디가?’는 스타와 그 자녀들이 시골 마을로 여행을 떠나 하룻밤을 함께 지내는 콘셉트로 무공해 웃음을 선사했다는 평을 들었다. 엄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은 아빠들이 육아에 쩔쩔매는 모습과, 아이들끼리 무리를 형성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가공되지 않는 무공해 웃음을 이끌어내며 새로운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장을 형성, 부진에 시달리는 MBC 예능에 단비를 뿌렸다.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더라도 그 장소를 오지로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세계 각지의 정글을 찾아다니며 생생한 자연탐험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기로는 SBS ‘정글의 법칙’을 빼놓을 수 없다. ‘정글의 법칙’은 야생의 환경에서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하며 생존을 경험하고,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총 천연 자연의 빛깔로 최근 방송가에서 가장 핫한 예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시청자 반응도 좋아 ‘정글의 법칙’은 금요일밤 20%에 육박하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벌이며 새로운 예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PD는 “토크쇼·리얼버라이어티·오디션 프로그램 등 이들 포맷은 몇 년간 대세 예능으로 자리잡았지만 그만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식상함을 지울 수 없다는 인식이 방송가에도 팽배하다. 특히 최근에는 리얼리티와 진정성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치가 높은데 세 프로그램들은 이 같은 면을 모두 충족시킨 경우”라며 향후 이 같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론칭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unh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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