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013' 최창엽, 마리오네트 인형의 눈물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1.15 16: 22

최창엽의 눈물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월화 드라마 '학교2013'(극본 이현주, 연출 이민홍) 12회에서는 승리고등학교에서 '엄친아'로 통하는 민기(최창엽 분)가 그 동안 애써 피하려 했던 상실감과 마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민기는 모(김나운 분)의 과잉보호 아래 학교와 집을 오가고 있다. 민기 모는 학교의 육성회장으로 교장과 직접 면담해 학교 내부의 일도 쥐락펴락하며 아들 민기가 S대에 진학, 판사가 되는 것만을 목표로 그를 매니지먼트 하고 있다.

이에 민기 모는 총명탕은 기본이며 민기의 시험이 있는 날은 학교로 따뜻한 도시락을 대령하는 것이 일상이다. 착한 민기는 수재였던 형이 그런 엄마를 견디지 못하고 히키코모리가 돼버리자 자신은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수도 없이 다짐하지만, 쉽지 않다.
민기는 논술 시험 당일, 자신을 찾아온 모에 "엄마가 내게 창창한 삶을 주시려고 한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내가 원하지를 않는다"고 속내를 보였지만 모는 "10년이 지나면 내가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될 거다"고 답했고, 이제 민기는 20살이 되면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던 모의 그림자가 어른이 되어도 그대로일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숨이 턱 막혔다.
결국 민기는 교내 논술 시험을 앞두고 모가 건넸던 예상 문제가 시험에 그대로 나오는 것을 보고 절망했다. 민기는 자신이 발버둥 칠수록 더욱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고야 마는, 그래서 자신이 보이지 않는 실에 묶인 마리오네트 인형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하는 모에 최초이자 최후의 반항을 실행하려 했다.
민기는 달라진 눈빛으로 학생은 이용이 금지 돼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향했다. 극의 마지막 장면에는 자신에 묶인 실을 끊고자 하는 민기가 옥상 문을 열자 환한 빛이 쏟아지는 연출이 등장, 자살을 암시해 시청자들의 불안감을 높였다. 
앞서 2반 담임 정인재(장나라 분)는 아이들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꽃'을 낭송하며 상처 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한 바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곱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피었나니/바람과 비에 젖으며/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치열한 입시 경쟁과 자신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모 앞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꽃 민기가 자살에 한 걸음 다가간 지금, 민기가 인재의 위로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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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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