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013',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청춘은 없다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1.15 23: 16

'학교2013'이 세상 풍파에 흔들리는 위태로운 청춘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15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에서는 대입 스트레스로 자살하려던 고교생 김민기(최창엽 분)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고 괴로워하는 선생님 정인재(장나라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김민기는 교내 논술대회를 보던 도중 뛰쳐나가 옥상으로 향했다. 앞서 김민기는 대입을 위한 스펙을 쌓으려 교내 논술대회에 참가했고 자신의 어머니가 건네준 예상 시험지와 실제 시험지가 동일한 것을 깨달았다. 그는 어머니가 논술 시험지를 몰래 빼돌렸다고 여겼고 이에 충격을 받고 자살을 시도하려 했던 것.

김민기의 어머니는 이번 일 뿐 아니라 여러 번 김민기에게 '다 너의 출세를 위해서'라는 족쇄를 채우고 그를 공부하는 기계로 만들었다. 김민기의 어머니에게 그는 마치 꼭두각시 인형과도 같았다.
김민기는 이상한 낌새를 차리고 옥상으로 달려온 담임 정인재에 의해 구출됐다. 김민기는 자신의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 뭐든 괜찮다"고 말하는 정인재의 품에 안겨 한없이 눈물만 흘렸다.
정인재는 몸을 들썩이며 울고 있는 김민기에게 “민기야. 누구나 죽고 싶을 때가 있다. 죽고 싶단 생각을 하는 건 잘못한 게 아니고. 죽고 싶은 일 그걸 견디고 버텨내는 게 아주 훌륭한 거다. 넌 오늘 아주 큰 산을 넘은 거다. 그것도 힘겹게, 아주 잘. 그래서 선생님은 네가 너무 고맙고 기특하다”고 진심을 담은 위로를 건넸다.
이에 김민기는 “문득 과거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시가 생각났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했지 않냐. 선생님 그냥 저도 흔들리고 있는 중인 거 맞냐”며 한없이 흔들리고 있는 자신에 대해 털어놓으며 오열했다.
더불어 김민기는 정인재에게 "선생님도 지금 흔들리고 있는 중인 거 아니냐"고 물었다. 정인재 또한 김민기처럼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이겨내지 못하고 위태로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정인재는 언제나 반 아이들에게 수능을 위한 수업이 아닌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일부 극성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았고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될 위기에 처했다.
교직 해임이라는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정인재는 아이들을 믿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수업 방식을 선호한다고 생각했고 그게 옳은 길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의 믿음과는 달리 아이들은 정인재의 수업 방식에 불안감을 표하며 그의 해임을 반대하지 않았다.
결국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한 정인재는 공동 담임 강세찬(최다니엘 분)에게 "이게 현실인 것 같다. 다들 애쓰고 애쓰지만 많은 선생님들이 처음에 생각했던 선생은 될 수 없다"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을 짓누르는 세상의 무게에 두 손 들고 항복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방송 말미 반 아이들은 자신들을 위하는 정인재의 진심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은 담임 해임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며 정인재에게 떠나지 말아달라 요청했다.
'학교2013' 속 김민기는 여전히 S대 입학을 위해 내달리고 있으며 정인재는 또 다시 교장으로부터 학교를 떠나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여전히 세상의 세찬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이들이 과연 자신을 둘러싼 고난을 이겨내고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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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학교 2013'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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