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억대 연봉 진입. 연봉이 많아진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2013년 한화의 연봉 협상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투수 김혁민(26)과 안승민(22)이었다. 지난해 6400만원을 받은 김혁민은 올해 1억1400만원에 계약했다. 팀 내 가장 많은 5000만원이 인상됐다. 안승민도 6600만원에서 4000만원이 상승된 1억6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혁민은 데뷔 7년, 안승민은 데뷔 4년 만에 첫 억대 연봉 진입이다.
철저히 성적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나란히 투수 고과 1~2위를 차지하며 높은 기여도를 인정받았다. 김혁민은 32경기에서 8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하며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46⅓이닝을 소화했고, 안승민도 팀 내 두 번째에 해당하는 62경기에 나와 3승7패16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4.75를 올리며 시즌 중반부터 뒷문을 지켰다.

연봉은 전년도 성적만 놓고 정해지는 건 아니다. 앞으로의 기대치도 포함돼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박찬호가 현역 은퇴했으며 양훈이 경찰청에 입대하고 송신영이 NC로 이적한 한화는 투수난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를 비롯해 신인 조지훈·송창현·김강래 정도가 그나마 들어온 전력이지만 아직 물음표다.
때문에 지난 몇 년간 실적이 있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김혁민과 안승민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혁민은 이제 토종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안승민도 마무리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김혁민과 안승민이 선발과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화의 2013년에도 희망이 비친다. 올 시즌 보여줘야 할 게 더 많은 투수들이란 뜻이다.
김혁민은 이제 데뷔 첫 10승에 도전한다.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는 "김혁민의 가능성은 아주 크다. 제구력이 들쭉날쭉한 게 부담이었지만 이제는 내용이 많이 좋아졌다. 업그레이드가 될만한 점이 많다"고 기대를 걸었다. 보다 커진 역할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송진우 코치는 "부담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야구를 정말 제대로 하고 싶어하고, 자신있어 한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안승민도 마무리가 유력하다. 김응룡 감독은 "아직 마무리를 정하지 않았다. 송진우 투수코치의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했고, 송 코치는 "지금으로서는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승민은 지난해 동점 및 역전 주자를 두고 거둔 터프세이브가 3개이며 1점차 상황에서 올린 세이브도 6개나 될 정도로 승부처에 강한 강심장이다. 하지만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고, 팀 상황에 떠라 선발 전환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혁민은 "에이스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아직 에이스는 아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기대를 하니 열심히 하겠다. 2013년은 15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굉장한 의욕을 내비쳤다. 안승민도 "보직에 관계없이 선발이든 구원이든 주어진 역할에 맞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데뷔 첫 억대 연봉 진입과 함께 명실상부한 한화 주축 투수가 된 그들의 책임감과 기대치도 한껏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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