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관리를 잘해서 누구보다 더 빨리 4000득점을 달성하고 싶다".
한송이(29, GS칼텍스)가 또 하나의 대기록을 썼다.
한송이는 15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16점을 기록하며 팀의 3-2 대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또한 한송이는 이날 경기서 여자부 통산 3번째로 3000득점 고지를 밟으며 겹경사를 맞았다.

하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실에 들어선 한송이의 얼굴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한송이는 16득점(공격 성공률 44.4%)으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으나 초반 컨디션 난조로 범실과 불안한 플레이를 보였다.
이선구 감독도 "첫 세트부터 실수가 많았다. 축하해야할 기록이지만 경기를 잘하면서 3000득점을 달성했으면 본인도 좋고 팀도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주전 레프트로서 한송이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아쉬운 사람은 한송이 본인이었다. 한송이는 이날 자신이 3000득점을 돌파한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무도 말해주는 사람이 없더라"며 웃은 한송이는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너무 많이 쉬어서 그런지 경기를 하기가 조금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나연-이숙자를 번갈아 기용하면서 세터와의 토스웍도 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숙자 언니가 들어오면서 내게 맞는 토스가 많이 올라왔고 그 덕분에 공격 타이밍이나 이런 부분에서 감각이 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한 한송이는 이날 경기를 한마디로 "아쉽고 반성해야 할 경기"라 정리했다. 3000득점의 대기록을 달성한 경기보다, 팀의 승리를 위해 고치고 반성해야할 점이 많았던 경기로 기억하겠다는 것이다.
3000득점은 한국 여자프로배구 역사에 남을 대기록 중 하나다. 한송이 이전에 여자부 통산 3000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황연주(현대건설)와 팀 동료 정대영 뿐이었다. 황연주는 15일 현재 총 3388득점, 정대영은 302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선수로서 기록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 한송이는 앞으로 세우고 싶은 두 가지 기록이 있다. 4000득점 돌파와 공격 3000득점 돌파다. 둘 모두 아직 전인미답의 경지다. 한송이는 "몸관리를 잘해서 누구보다 더 빨리 4000득점을 달성하고 싶다"며 "공격 득점은 내가 제일 많다. 서브가 좀 약한 편이지만 공격 3000득점은 제일 먼저 돌파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후반기 선두 경쟁을 펼쳐야하는 GS칼텍스로서는 한송이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하다. 베띠와 함께 공격의 중심을 다져야하고 수비에서도 본연의 임무를 다해야한다. 명실공히 한국 여자배구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만큼, 스스로 만족하는 승리를 거두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가 원하는 4000득점 돌파의 날도 머지 않아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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