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지 훈련에서 대회를 위한 모든 가닥을 잡아야 한다.
3월에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지난 15일 출정식을 마쳤다. 대표팀은 다음달 11일 소집돼 12일 대만으로 출국한다. NC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가진 후 타이중으로 이동해 3월 2일 네덜란드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라운드 대회를 시작한다.
이날 공식으로 출범한 대표팀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은 비장함 속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객관적인 평가는 그리 녹록치 않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지난 대회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전력이 떨어진다"고 현 상황을 정리했다.

우리나라 좌완의 계보 류현진과 김광현, 봉중근이 모두 빠졌다. 믿을 좌완은 장원준, 차우찬, 박희수 등이다. 그중 선발감은 장원준, 차우찬 정도지만 상대적으로 무게가 떨어진다. 상대팀에 대비해 선발진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장원삼과 원투펀치를 이룰 선발진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넘쳐나는 1루수를 배분하는 것도 대표팀의 큰 과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출정식에서 "상대팀에 따라 이대호, 김태균, 이승엽이 골고루 1루수, 지명타자, 대타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든 것이 2월 전지 훈련에서 대표팀이 대회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평년보다 몸을 한달 정도 빨리 만들어야 하는 선수들은 각별히 몸 상태를 관리해야 한다. 보통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때문에 일찍 몸을 잘 풀어줘야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류 감독 외 코치진은 상대 분석도 철저히 해야 한다. 일본 대표팀은 벌써 국가별 영상 분석을 의뢰해놨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상대를 알아야 대표팀을 그에 맞춰 준비할 수 있다. 단기전의 특성상 전략이 잘 짜여진다면 가능성은 있다.
1라운드 경기가 치러질 대만에 미리 적응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전지 훈련지 중에서도 대만은 선수들이 음식 등 의식주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이다. 반면 쓰던 운동장, 먹던 음식에 친숙한 대만 선수들은 홈 어드밴티지를 누린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대만에 맞춰 몸을 적응시켜야 한다.
WBC 출정식에서 모든 선수들은 우승을 약속했다. 전력도 전혀 약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 주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첫 단추인 3월 2일 네덜란드전부터 이겨야 한다. 대만은 과연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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