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쌌다'는 말에 마음고생...성남 김성환, 독기 품었다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1.16 13: 00

지난 14일 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김성환(27, 성남 일화)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오른발 인대 부상으로 재활 중인 상황에서 본인의 의사와는 다르게 이적 루머가 나돌며 누구보다 할 말이 많았던 그였다. 하지만 김성환은 오히려 말을 아꼈다. 지금은 백 마디 말보다 최대한 빨리 몸상태를 회복해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느덧 프로 5년차가 된 김성환은 데뷔 해부터 지금까지 4년간 성남의 간판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시즌 평균 3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조광래 감독 시절엔 대표팀의 부름을 받기도 했다. 특유의 성실하고 저돌적인 플레이는 팬과 구단으로부터 실력 외에 두터운 신뢰까지 얻게 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 시즌 성남이 성적 부진의 질타를 받을 때에도 열성팬들의 경우 그에게 만큼은 지지의사를 밝히며 큰 사랑을 보냈다.
하지만 2012년 말 시즌 종료까지 2경기를 남기고 김성환은 쓰러졌다. 겨울 초입, 대학팀과의 연습경기에 출전했는데 그만 오른발 내측 인대가 완전히 끊어져버리는 부상을 당했다. 그렇게 김성환은 혼자만의 힘든 재활에 돌입했다. 얼마 전 동갑내기 피앙세 김소희씨와 결혼에 골인한 그는 신혼의 달콤함도 잠시 잊은 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안익수 감독 부임과 동시에 떠난 목포 전지훈련에서 김성환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아니, 보여줄 수 없었다. 사령탑이 바뀌었기에 누구보다 운동장 안에서 자신을 어필하고 싶었지만 몸이 준비가 돼 있지 못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그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였다. 안 감독 역시 훈련을 못 할 바엔 재활에 전념하라며 그를 서울로 올려 보냈다. 이것이 뜻하지 않은 방출 루머의 시작이 됐다.
그는 "밖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바라봐야만 하니 나 역시 많이 착잡하고 답답했다.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가고 싶었지만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됐다. 감독님도 재활이 우선이라고 하셨는데 갑작스레 (이적) 이야기들이 나와 혼란스럽다"며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최종 판단은 안익수 감독의 몫이지만 김성환은 "하루 빨리 몸상태를 회복해 보여드리고 싶다"며 2013시즌 안 감독 체제에서 성남의 비상에 힘을 보태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통증이 남아 있긴 하지만 2~3주 정도면 회복이 가능하다. 내 스스로 안익수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출학에 대한 기대감과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크다"며 현재의 마음을 전했다. 
부상에 이적설까지 터지며 독기가 많이 올랐을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답하며 다시 운동장에 서는 날만을 기약했다.
성남은 울산 전지훈련을 마친 뒤 곧바로 여수에서 마지막 국내 전지 훈련을 갖는다.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김성환은 현재로선 여수 전지 훈련 참가도 어렵다. 하지만 그는 2월에 시작되는 일본 해외전지훈련부터는 정상적인 몸상태가 될 것이라며 훗날을 기약했다.
구단, 그리고 신혼임에도 내조에 힘쓰고 있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한 그는 "지금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 뿐"이라며 "부상 중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적설까지 불거지며 마음이 참 많이 무거웠는데, 지금으로선 몸을 잘 추슬러서 직접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 마지막까지 재활 잘 해서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겠다"며 지금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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