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불펜 지형도, 2013년 지각변동 일어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16 14: 33

프로야구 불펜 지형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2000년대 중반부터 프로야구를 지배한 키워드는 바로 '불펜'이었다. 강력한 불펜은 승리를 지키는 필수요소였다. 가을야구 단골손님 삼성·SK·두산이 주도한 불펜 야구는 지난해 롯데로 옮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이 같은 불펜 지형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최강 불펜에 또 위기가 찾아왔다.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불펜의 중심이었던 정대현와 이승호를 모두 FA로 떠나보내며 일대 위기를 맞은 SK는 박희수의 맹활약과 박정배의 재발견으로 힘겹게 한숨 덜었다. 하지만 30세이브를 올린 마무리투수 정우람의 군입대로 다시 공백이 생겼다. 윤길현과 임경완의 부활이 키포인트다. 

지키는 야구의 시초와 다름없는 삼성의 불펜도 올해는 조심스럽다. 2008년 이후 5년간 불펜을 지킨 정현욱이 FA가 돼 LG로 떠났다. 특급 셋업맨 안지만도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시즌 초반 합류가 불투명하다. 심창민과 백정현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재활병 신용운의 부활이 관건. 그러나 분명 예년에 비해 헐거워진 느낌이다. 
두산도 안심할 수 없다. 한 때 고창성-임태훈-이재우-이용찬으로 이어지는 'KILL' 라인을 자랑했지만 지금 불펜에 남은 전력이 얼마 없다. 외국인 최다 35세이브를 기록한 스캇 프록터도 떠났다. 홍상삼이 새 마무리로 유력하지만, 그가 빠진 중간 셋업맨 자리가 약해졌다. 정재훈과 이재우의 재기, 젊은피 김강률과 변진수의 성장이 관건이다. 
반면 불펜이 몰라보게 좋아진 팀도 있다. 대표적인 팀이 바로 LG다. 수년간 허약한 중간 때문에 특정 투수 의존도가 높았던 LG지만 올해는 불펜 자원이 어느 때보다 풍족하다. 확실한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유원상과 이동현에 FA 정현욱까지 가세했다. 베테랑 류택현과 이상열에 유망주 정찬헌과 한희로 신구조화도 이뤘다. 
지난해 '양떼 야구' 돌풍을 일으킨 롯데도 불펜이 더 강력해졌다. 지난해 불펜 필승조 활약한 김사율·김성배·최대성·이명우·강영식이 건재하다. 여기에 정대현이 부상을 털고 풀타임으로 첫 시즌을 보낸다. 김사율과 마무리 경쟁을 벌이게 됨에 따라 뒷문이 강해졌다. 이 뿐만 아니라 FA 보상선수 홍성민 가세도 롯데 불펜을 더욱 두텁게 한다. 
2009년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제외하면 수년간 불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KIA도 선동렬 감독의 과감한 결단으로 고질적인 문제를 아예 뿌리뽑고자 한다. 선발 요원 중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파격적인 선택이다. 강력한 구위의 김진우가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간진이 약하다는 게 불안요소로 지적된다. 
이외 한화·넥센·NC는 불펜 약화를 감수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는 박정진·송창식·안승민 외에는 확실한 불펜 투수가 없고, 넥센도 특급 마무리 손승락이 있지만 문성현과 한현희 정도를 제외하면 믿을 만한 중간진이 부족하다. NC는 송신영·이승호·고창성 등 한 때 활약한 불펜 투수들의 명성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waw@osen.co.kr
정우람-프록터-정현욱(왼쪽부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