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정태가 영화 '박수건달'(조진규 감독)로 돌아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박수건달' 뿐 아니라 '7번방의 선물', '세계 일주' 등 3편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다. 쉼 없는 상업배우가 되고 싶다는 "상을 돌아가신 어머니께 드리고 싶다"라는 배우로서의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박신양(광호 역)의 라이벌인 건달 태주로 분했다. '건달 전문 배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건달 캐릭터를 선보여왔던 그다. 이에 대해 김정태는 "건달 역을 보기 드물게 오래 했다. 2000년부터 13년간 건달 연기를 해 왔다. 명태도 쓸 뼈도 갈아서 마실 만큼 우려먹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라면서 웃어보였다.
하지만 이어 "그렇지만 매번 작품이 달랐기에 건달이라도 다 달랐다. 큰 직업은 건달이면서도 조금씩 다른 것을 넣어본거다. 세지만 어리숙하고, 세지만 바보 같고, 세지만 마음 약한 같은 건달 처럼. 센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평생 세게만 살지는 않지 않나. 그런 배합을 조금씩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같은 듯 다른 많은 캐릭터를 선보인 비법(?)에 대해 전했다.


'박수건달'에서의 태주는 세지만 어리숙함이 묻어나는 캐릭터다. 그리고 끝까지 망가지며 영화의 웃음을 담당한다. 극 중 태주는 똑똑한 척해도 계속 박신양에게 계속 피치를 당한다. 안쓰럽게도 보이는 건달이다.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재미가 있다는 입소문이 나 지난 9일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김정태는 영화에 대해 "편안하게 왔다가 감동을 받고 즐겁게 보실 수 있다. 고품질의 상업영화다. 다 만들어지고 8개월만에 오픈되는 영화라 숙성된 어리굴젓 같은 농익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라 확신된다"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몇 년간 '대세'라고 불리며 맹활약하고 있는 그다. 과거와 가장 변한 것을 묻자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이제 사람들한테 진 마음의 빚을 갚으면서 생활할 수 있어요. 새해를 맞아 부산의 지인들에게 굴 한 박스씩 보내며 뿌듯했습니다. 이제 나도 내 나름대로 베풀고 살 수 있구나.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겠구나란 생각이 들고. 연기로서 입지를 다졌다고 말씀해주시면 아직 어떨떨하면서도 조심스러워요. 물론 기분은 좋죠."
이제는 슬슬 여유를 부리면서 일해도 될 것 같은데 쉼없이 다작을 한다. 그는 "일이 끊어지면 안된다. 그래도 10, 11, 12월 3개월 쉬었다. 난 상업배우인데 상업배우는 조건이 맞을 때는 무조건 일 해야하는거다"라고 자신의 배우관을 들려주기도 있다. 물론 돈이나 조건 등이 안 맞을 때도 인간 관계 같은 이유 때문에 출연할 때가 있기도 하다.

그에게 지금껏 한 많은 작품들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을 꼽아달라고 하자 "작품들은 꼭 끈으로 묶여 있어서 유기체 같다. 과거의 작품이 다음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거다. 모두 다 실로 묶어 놓은 것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방가 방가'를 안 했으면 '박수건달'을 못 했을 수 있다. 다 연결돼 있는 거다"라고 필모그래피의 유기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워낙 예능감각이 있기에 영화 홍보를 목적으로 다양한 예능에 출연할 법도 한데,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빵빵 웃음을 터뜨리며 인기를 높였던 그의 모습이기에 의아하기도 하다. 예능 출연은 자제하고 있단다. 그는 "고정 출연을 해 달라는 러브콜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배우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 물론 내가 개그맨이라면 열심히 출연했겠지만, 난 연기자니까"라는 진지한 대답이 돌아왔다.
사생활에서는 애처가, 아들 바보로 유명한 그다. 두 살 난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애기가 너무 예뻐서 엉덩이를 자주 깨문다. 아기곰 같은데 지금은 말은 못하고 옹알옹알 한다. 말 빨리하면 뭐 하나, 어차피 평생 할건데. 하하."
새해니 만큼, 그에게 올해 그리고 앞으로 이루고 싶은 소망에 대해 물었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더 베풀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남우조연상을 타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돌아가신 어머니께 상을 드리고 싶거든요. 상을 받으려면 좀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요. 잘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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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