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
2013시즌을 앞두고 경남 FC의 행보는 비교적 조용하다. 경남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윤빛가람, 김주영, 서상민 등 공수의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며 힘겨운 시즌을 예고했다.
우려는 기우였다. 지난 시즌 시도구민구단 중 유일하게 상위 스플릿에 올랐고, FA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전력 공백으로 호성적은 난망해 보였지만 '저비용 고효율'의 정석을 보여줬다.

올 시즌도 팀의 기둥들이 전열에서 이탈하며 힘겨운 오프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해 일궜던 기적을 또 한 번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국내 전지훈련에 한창인 수장 최진한 감독을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만났다.
최진한 감독은 "지난해 유명한 선수가 없었지만 전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매운 맛을 보여줬다"며 "우리는 약팀보다는 강팀을 잘 잡으니 올해도 경남만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싶다"고 이른바 '땡초축구'를 천명하며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보다 더 피말리는 강등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16개팀 가운데 상주 상무를 제외하고 사실상 1개 팀이 강등됐지만 올 시즌에는 14개팀 중 2~3개 팀이 2부리그로 내려가야 한다.
경남은 올해도 힘겨운 시즌이 예고되고 있다. 올림픽 대표팀 출신인 팀의 기둥 윤일록을 FC 서울에 내줬고, 베테랑 골키퍼 김병지와 주축 수비수 이재명도 각각 전남과 전북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설상가상 지난 시즌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던 외국인 용병 까이끼도 재계약이 난망한 상황이다.
최 감독은 "강등 후보는 시도민구단이 아니냐(웃음). 지난해 전력 공백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기대치가 있어 그만큼 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영입이 없어 강등 싸움은 피할 수 없다. 체력-정신력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용병이나 새로운 선수를 영입해 조직력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팀 재정상 선수를 키워놓으면 타팀으로 이적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힘든 상황"이라며 고충을 토로한 뒤 "루크도 무릎 연골판 수술로 인해 개막전에 나올 수 없다. 4월이나 돼야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 걱정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내 곧 푸른 청사진을 밝혔다. "올해는 새로운 홍준표 구단주님이 많은 관심을 보내주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여건이 좋아진 선수들도 마음 편하게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 감독은 이어 "일단 새로운 선수들을 데리고 조직력을 갖추면서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며 "세르비아 용병 3명의 기량을 지켜보고 있고, A대표팀 출신으로 기술이 좋은 김형범과 힘과 스피드가 용병 못지 않은 정성민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며 희망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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