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랐어요. 오래 전 일이라 기억 하실 줄은 몰랐는데. 지난해 4월에도 잠깐 학교에 들르셔서 알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주축이 될 만한 잠재력을 지닌 만큼 지도자는 어린이의 타격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었고 유망주는 그 관심에 대해 감사함을 표시했다. 두산 베어스의 1라운드 루키인 좌투좌타 외야수 김인태(19, 천안 북일고 졸업예정)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지휘자인 ‘야통’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천안 북일고를 고교 최강팀으로 이끌었던 주축 외야수 중 한 명인 김인태는 지난해 고교 무대에서 4할6리(96타수 39안타) 3홈런 25타점 15도루를 기록하며 5툴 플레이어로 이름을 떨쳤다. 고교 2학년 시절에는 투수를 겸업하며 145km의 직구를 던졌던 좌완 유망주이기도 한 김인태는 지난해 8월 드래프트를 통해 전체 4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오는 20일 일본 미야자키로 출발하는 두산 전지훈련 선수단 47명 명단에서 김인태는 신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두산에서도 즉시 전력감에 가까운 신인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혼자 포함되었다는 점에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친구들이 같이 갔으면 싶기도 하고. 그래도 선배들께서 워낙 잘 해주셔서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웃은 김인태다.
김인태의 두산 지명 당시 류 감독은 김인태의 기억을 떠올렸다. “수 년 전 아마추어 야구 순회지도를 나선 적이 있었는데 본리초등학교의 김인태가 정말 괜찮았다. 방망이를 든 모습이 마치 김기태 LG 감독의 현역 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 고교 시절 모습을 보니 역시 잘 치더라”라며 칭찬한 류 감독은 “1라운드 기회가 오면 잡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유망주의 성장 과정에는 변수가 많지만 방망이를 드는 품으로 야통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김인태다.
류 감독의 칭찬을 알고 있는지 묻자 “초등학교 때 뵈었는데 그 때 일을 기억하실 줄 몰랐다”라며 웃은 김인태. 김인태는 지난해에도 류 감독을 만난 적이 있었다고 이야기한 뒤 김기태 감독의 현역 시절에 대해서도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지난해 시범경기가 우천 취소되고 잠깐 북일고에 들르셨던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인사를 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어렸을 때였지만 김기태 감독님 현역 시절은 알고 있어요. 저 5~6살 때부터 야구 엄청 봐왔었거든요.(웃음) 극찬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될 성 부른 떡잎은 과연 프로 무대에서 어떤 활약상을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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