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인 러시앤캐시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중위권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반면 KEPCO는 13연패의 늪에 빠졌다.
러시앤캐시는 1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NH농협 V-리그’ 남자부 KEPCO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거센 저항을 힘으로 뚫어내며 3-0(25-22 29-27 27-25)으로 이겼다. 3라운드 4승1패의 상승세를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이어간 러시앤캐시(승점 20)는 4위 대한항공과의 승점차를 6점까지 좁혔다. 최하위 KEPCO(승점 2)는 비교적 선전했으나 연패를 끊지 못했다.
후반기를 맞이해 정신무장을 다시 하고 나온 KEPCO의 추격이 거센 경기였다. 러시앤캐시도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매 세트 초반에는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러나 러시앤캐시는 더 이상 시즌 초반의 나약한 팀이 아니었다.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가며 승리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간 끝에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최대 고비는 2세트였다. 1세트에서 세트 중반까지 끌려가다 막판 경기를 뒤집으며 한숨을 돌린 러시앤캐시는 2세트에서도 안젤코를 앞세운 KEPCO에 리드를 허용했다. 23-24로 뒤진 상황에서는 박상하의 속공이 상대 수비에 잡히며 세트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서 다미가 안젤코의 공격을 천금 같은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세트를 듀스로 몰고 갔다. 자칫 잃을 수도 있었던 세트를 건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러시앤캐시는 27-27에서 신영석의 속공과 최홍석의 공격 득점이 연달아 터지며 치열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고비를 넘긴 러시앤캐시는 3세트에서도 세트 중·후반까지 끌려갔다. 안준찬을 대신해 투입된 최홍석, 다미를 대신해 투입된 강영준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힘을 불어넣었지만 22-24로 뒤져 또 한 번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다시 KEPCO의 보이지 않는 범실을 등에 업고 24-24 동점에 성공한 러시앤캐시는 다시 코트에 들어간 다미가 해결사 몫을 했고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러시앤캐시의 고른 득점 분포가 돋보인 경기였다. 외국인 선수 다미는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8득점을 올렸고 레프트 안준찬은 75%의 고감도 공격 성공률을 뽐내며 11점을 보탰다. 그 외 중앙 공격수인 신영석은 11점을, 살림꾼으로 거듭난 김정환도 리시브를 전담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2점을 기록했다. 러시앤캐시의 이날 공격 성공률은 58.95%에 이르렀다.
반면 KEPCO는 신인 세터 양준식을 주전으로 투입시키는 등 분위기 반전에 최선을 다했으나 공격력의 격차를 이겨내지 못하고 아쉽게 졌다. 2,3세트 모두 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에서 한 방이 부족했다. 전반기 부진했던 안젤코가 20점을 올리며 다소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것, 부상에서 복귀한 서재덕(11점)의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한가닥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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