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겨 소년소녀' "최종 목표는 역시 올림픽" ②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1.17 07: 30

'유망주'라는 수식어에는 무한한 기대감이 담겨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가능성의 존재는 항상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안겨준다.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던 한국에 '피겨열풍'을 불러일으킨 김연아(23, 고려대)의 뒤를 이을 '포스트 김연아' 세대의 유망주들 역시 마찬가지다. 피겨의 큰 꿈을 그리는 '피겨 소년소녀' 이준형(17, 수리고)과 박소연(16, 강일중)을 지난 16일 태릉에서 만났다.
▲ 혼자는 외로워, 티켓 향한 이준형의 열망
"사실은 작년에 꼭 티켓을 따오고 싶었다. 혼자는 너무 외롭고 슬프니까."

가까운 미래의 목표를 물었을 때 이준형은 한참을 고민했다. 지금으로서는 불투명한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준형은 현재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는 최저기술점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출전권을 놓쳤고,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역시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이름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던 이준형은 티켓 이야기를 꺼냈다. "항상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할 때 여자 싱글 선수들은 두 명씩 가는데 남자는 혼자 간다. 경기 끝나도 혼자 있어야하고, 너무 외롭고 슬프니까."
2011-2012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김해진이 종합 8위, 이준형이 종합 18위에 오르며 올 시즌 대회에 출전할 여자 2장, 남자 1장의 티켓을 각각 확보했다. 이준형은 "작년에 꼭 티켓을 따오고 싶었는데 너무 못했다. 이번에는 제가 가든 (김)진서가 가든, 꼭 따왔으면 좋겠다"고 열망을 드러냈다.
▲ 시아준수가 멋있어, 김수현이 멋있어?
피겨 연습이 끝나면 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일주일에 6일 동안 아침부터 오후까지 이어지는 고된 훈련 후 만끽하는 휴식 시간이다. 휴식 시간에는 무엇을 하고 보내는지, 좋아하는 연예인은 있는지, '국가대표'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삶은 어떤지 궁금했다.
"'방콕'할 때도 있고, 친구들을 만나서 영화볼 때도 있어요. 연예인은 김수현 오빠가 좋아요. '해를 품은 달' 보고 알게 됐는데 빠져버렸다." 박소연의 말에 이준형이 옆에서 '오빠'까지 붙였다며 놀렸다. 발끈한 박소연은 "오빠가 시아준수 좋아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쏘아붙였다.  이준형이 좋아하는 연예인은 특이하게도 걸그룹이 아닌 JYJ의 시아준수(김준수)였다.
이준형은 "평소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인데, 노래 하나가 좋아지면 질릴 때까지 그 하나만 들을 정도다. 댄스 음악 같은 것도 좋지만 고음이나 가창력이 좋은 노래를 많이 듣고, 그 중에서도 마음을 울렸던 목소리가 시아준수였다"며 수줍은(?) 고백을 털어놨다. 알고보니 트위터로 대화까지 하는 사이였다. 시아준수는 자신의 '남팬'이 피겨선수라는 사실을 알까. 이준형은 "(피겨선수인 것을)알고 있다. 가끔 답을 해준다"며 자랑스럽게 웃었다.
 
▲ 피겨 선수로서 최종 목표, 역시 올림픽!
올림픽에 대한 동경과 희망은 두 선수 모두에게 있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포스트 김연아' 세대에게 있어 올림픽이라는 목표는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준형은 "피겨 선수로서 최종 목표는 역시 올림픽"이라며 미래에 대한 꿈을 내비쳤다. 2014년이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나이가 되는 박소연 역시 "소치 동계올림픽에 나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한 번 나가보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전에 소치에서 경험을 쌓아봤으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이들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줘야할 선수들이다.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유망주' 이준형과 박소연은 올림픽의 영광을 꿈꾸며 평소에도 영하 3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태릉의 은반 위에서 오늘도 쉼없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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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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