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유치경쟁에 뛰어든 지 73일 만이다. 73일 내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긴장감이 KT를 휘감고 돌았다. 그러나 그 끝에는 달콤한 열매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회는 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KT를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주체로 승인했다. 이로써 2012년 끝머리와 2013년 정초를 뜨겁게 달군 프로야구 10구단 문제도 KT의 미소와 함께 일단락됐다.
KT가 프로야구단 창단에 관심을 보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2007년 현대 사태 당시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물망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가입금 규모가 120억 원까지 뛰고 사내 반발이 이어지자 당시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KT는 꾸준히 프로야구단 창단에 관심을 보였고 두 번째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2년 가까이 프로야구 창단을 검토한 KT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러브콜’을 받고 10구단 유치 경쟁에 뛰어 들었다. 수면 아래서 모든 검토를 완료한 KT는 지난해 11월 6일 수원시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관련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을 갖고 전면에 부상했다. 공식 행보의 시작이었다. 이어 12월 11일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을 의결하자 KT의 발걸음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경쟁은 피할 수 없었다. 이미 수원과 일전을 예고하고 있었던 전라북도가 부영과 손을 잡고 KT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부영·전북은 KT·수원보다 한 달여 늦은 지난해 12월 13일 공식 창단 선포식을 갖고 추격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양쪽의 불꽃 튀는 논리대결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선발주자의 유리함, 기업의 건실함, 압도적인 흥행논리, 통신기업 특유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KT는 시종일관 주도권을 내주지 않은 끝에 결승점을 먼저 통과했다. 보름 정도 앞으로의 구상을 착실하게 가다듬은 KT는 지난 7일 부영과 나란히 창단신청서를 제출했고 10일에는 21명의 평가위원회 앞에서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벌였다.
KT는 산업적인 측면과 미래지향적인 내용으로 평가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억 원의 야구발전기금을 내놓겠다는 공약은 쐐기포였다. 결국 다음날인 11일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 주체로 KT를 선정하고 총회에 승인을 요청함에 따라 사실상 10구단의 주인공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창단 선포를 한 지 73일째 되는 2013년 1월 17일,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당당히 KT의 이름을 써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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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