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10구단의 주인공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홀로 이룬 업적은 아니었다. KT의 의지는 물론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꾸준히 10구단 수원유치에 힘을 보탠 시민연대의 합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KT를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주체로 승인했다. 최종 재가를 받은 KT는 조만간 창단 작업을 마무리한 뒤 2014년 퓨처스리그를 거쳐 2015년부터 1군에 진입한다. 프로야구계의 최대 현안이었던 10개 구단 체제도 KT의 창단과 함께 그 윤곽이 결정됐다.
삼박자의 조합이었다. 우선 KT의 저돌적인 행보가 10구단 유치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손꼽힌다. KT는 지난해 11월 6일 수원시와 10구단 창단과 관련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준비도 탄탄했다. 2년 간 프로야구단 창단을 검토한 KT는 즉시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하며 평가위원들과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야구와 첨단정보통신의 조합인 ‘빅테크테인먼트’,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오너십 쉐어링’ 등의 신개념은 KT가 오랜 준비 끝에 내놓은 야심작이었다. 그간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아이디어에 평가위원들도 높은 점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과는 달리 오랜 기간 스포츠단을 운영한 경험을 가진 KT의 준비와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이석채 KT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사격도 절대적이었다. 이 회장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10구단 관련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수려한 언변과 실천하는 행동력은 10구단을 향한 KT의 적극적인 의지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막판에는 200억 원의 야구발전기금이라는 돌직구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10구단 창단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경기도와 수원시의 지원도 큰 요소였다. 9구단 당시부터 프로야구단 창단에 관심을 보였던 경기도와 수원시는 경쟁자인 전라북도에 비해 항상 한 발씩 앞서 나가는 행보로 대세론을 형성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은 당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10구단 유치를 위해 뜻을 함께 하며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이런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은 하나둘씩 현실로 드러나며 KT가 리드를 잡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당장 2014년부터 활용할 수 있도록 수원구장의 리모델링 공사를 일찌감치 착공해 ‘공약수행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4만석 규모의 돔구장 신축, 적극적인 아마야구 지원을 약속하는 등 향후 계획에서도 모자람이 없는 청사진을 그렸다.
2011년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연대’도 팬 베이스를 적극적으로 규합하며 한 몫을 거들었다. 수원시 각계 단체들의 연합으로 구성된 시민연대는 2011년 9월 발족한 이래 서명운동, 홍보전, 사회인야구 지원 등을 담당하며 시민들의 유치열기를 끌어올렸다. 출범 초기에는 오히려 관을 대신해 10구단 유치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흥행논리와 진정성 측면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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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