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런던이 좋다"고 했지만 결과는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은 2012-2013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 2차전 아스날과 원정경기를 앞두고 "난 런던이 좋다. 우리는 런던에서 토튼햄에만 패배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아스날이 우세하고, 2차전이 아스날 홈에서 열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라우드럽 감독의 발언은 허세처럼 들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말 뿐만은 아니었다. 라우드럽 감독은 자신감을 경기를 통해 입증하려했다. 스완지 시티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서 열린 아스날과 원정경기서 전반전 동안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문전에서의 득점 기회는 아스날보다 적었지만, 아스날의 패스 플레이에 대응하며 점유율에서는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두 달 동안 단 두 번밖에 패배하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던 라우드럽 감독은 그 자신감을 그대로 경기에 녹였다. 경기의 주체인 선수들은 원정경기임에도 절대 기가 죽지 않았다. 후반 들어 아스날이 압도적으로 많은 슈팅을 시도하며 밀리는 모습을 보여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몸을 던지는 수비를 선보이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승부는 갈렸다. 아스날은 경기 종료가 다가오던 후반 41분 잭 윌셔의 아크 정면 왼발 슛으로 스완지 시티의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 미하엘 봄의 선방에 계속 좌절하던 아스날에는 단비와 같은 선제골이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스완지 시티는 노력했지만, 넘어간 승기를 가져올 수는 없었다.
라우드럽 감독은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좀 더 버텨 연장전에 돌입했다면 승부는 모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완지 시티는 대어 아스날을 잡을 기회를 놓쳤다. 지난달 2일 아스날 원정에서 2-0으로 격파했던 일은 단지 추억에 불과했다.
혹독한 일정이 발목을 잡았다. 스완지 시티는 1월 들어 5번째 경기였다. 아스날보다 1경기가 더 많았다.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계속 있었다. 12월 중순부터 시작된 일정을 계산하면 26일 동안 8경기였다. 이에 라우드럽 감독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들고 나왔지만 두텁지 못한 스완지 시티의 선수층은 이를 완전히 극복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문제는 추후 일정이다. FA컵 3라운드를 2차전까지 치르며 스완지 시티는 다른 팀들보다 1경기를 더 뛰게 됐다. 스완지 시티는 오는 20일 스토크 시티와 정규리그 홈경기를 갖고, 24일에는 첼시와 리그컵 홈경기가 있다. 라우드럽 감독은 휴식을 취할 틈도 없는 선수들이 FA컵 3라운드 탈락의 후유증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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