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이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도 전에 일본 오키나와로 먼저 향했다. 한화 투수진의 서바이벌도 본격화됐다.
한화는 20일부터 오키나와에서 본격적인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하지만 투수들은 이미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명단에 포함된 투수 25명과 포수 4명은 송진우 투수코치의 인솔하에 지난 6일과 13일로 나눠 오키나와로 갔고, 김응룡 감독도 15일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미 캠프 체제가 운용되고 있는 것이다.
김응룡 감독이 일주일 먼저 일본으로 떠난 건 투수들의 상태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다. 김 감독은 이미 캠프 시작 전부터 투수들에게 "100구 이상 던질 몸 상태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말이 그렇지 실제로 그렇게 던질 수 있겠는가. 그래도 말하지 않는 것보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김 감독은 "캠프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주축 투수들은 예외다. 김 감독은 "모든 투수들한테 바로 던지라고 하는 건 아니다. 자리가 있는 투수들은 알아서 준비해도 된다"고 했다. 데니 바티스타와 대니 이브랜드 두 외국인 투수와 함께 김혁민·유창식·박정진·송창식·안승민 등 주축 선발-구원 투수들은 크게 무리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관건은 아직 보여준 게 많지 않은 투수들이다. 캠프에 무려 25명의 대규모 투수 인원을 데려가는 것도 가능성있는 선수라면 누구나 테스트하기 위함이다. 조지훈·송창현·김강래·이충호·김종수 등 신인 투수가 무려 5명이고, 1군 실적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이태양·임기영·김경태·박건우·이상우에 예비역 황재규와 방출생 김일엽까지 포함됐다.
김 감독은 "신인들이나 기존 선수들이나 큰 차이가 없다. 어차피 경쟁을 할 것이라면 똑같은 상태에서 하는 게 좋다. 따뜻한 오키나와에서 던져야 컨디션도 오르고 부상도 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에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거나 새로 들어온 신인들 중에서 어떻게든 전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한화 마운드는 바티스타-이브랜드-김혁민-유창식으로 4선발 밑그림이 그려졌지만 남은 한 자리가 미지수다. 불펜도 박정진-마일영-송창식-안승민 외에는 마땅히 정해진 자리가 없다. 1군 투수 엔트리가 11~12명으로 운용된다면 남은 3~4자리를 두고 17명의 투수들이 경쟁하게 된다. 최대 5대1의 경쟁률로 치열한 경합이 예고된다.
한화는 송진우·이대진 투수코치 뿐만 아니라 투수 인스트럭터도 2명이나 붙었다. 당대 최고의 잠수함 투수이자 싱커볼러였던 신용균 전 쌍방울 감독과 함께 2008~2009년 KIA 투수코치를 맡으며 타이거즈 10번째 우승에 일조한 왼손 투수 출신의 간베 도시오 코치도 이미 캠프에 합류했다. 잠수함 투수 4명과 왼손 투수 8명으로 캠프 인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개성을 살린 '맨투맨' 지도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작은 가능성이라도 끄집어내겠다는 의미다.
김응룡 감독의 일본 합류와 함께 한화 투수진 생존 경쟁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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