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의 8번째 소형차 ‘208’은 얼핏 보면 경차인가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외모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외유내강’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모델로 1월 1일부로 변경된 신연비 제도의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 지난 해 11월 14일 대한민국에 공식 상륙한 푸조 ‘208’을 OSEN에서 만나봤다.
▲외유내강 : 작지만 강한 '208'
주차장에 서있는 핑크쿼츠 도장의 ‘208’을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귀엽다”를 연발했다. 특히 여기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한눈에도 어떤 소비자층에게 어필이 잘되는 모델인 지 유추가 가능할 정도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글동글하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점이 매력”이라고 평했다. 이는 정확하게 푸조가 의도한 바 그대로였다.

푸조의 ‘208’은 프론트, 사이드, 리어, 이 세 부분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전체적으로 비율 분배가 적정해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감을 갖게 한다. 이와 함께 전 세대 ‘207’에 비해 전면 6cm, 후면 1cm, 폭 2cm, 높이 1cm 줄어든 차체 사이즈도 안정감 부여에 한몫 한다.
다각도에서 이어지는 라인은 속된말로 차체의 형태를 지칭할 때 쓰는 ‘잘빠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 프론트 보닛 중앙의 캐릭터라인과 더불어 윈도우 라인에서 내려와 보닛으로 이어지는 총 4개의 라인으로 스포티함을 더해줬으며 작지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헤드램프의 ‘페린룩’과 라디에이터그릴의 조화로 푸조의 패밀리룩에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감아내려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요소와 라인의 사용이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상단 부분이 변경된 헤드램프와 안개등에 곡선과 직선이 어색해 보이는 점도 아직 외관 디자인에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다.

사이드는 5도어로 바디가 길어진 만큼 기존 3도어에 비해 심심하다는 인상을 주다가도 리어로 이어지는 캐릭터라인의 볼륨감으로 탄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우락부락하던 확장형 근육에 익숙해져 있던 눈이 잔근육의 미를 알아가는 느낌이다.
작은 부분에 담겨야 할 것이 모두 담겨있는 올망졸망한 ‘208’의 뒤 태는 램프에서 범퍼로 떨어지는 라인이 후면 윈도우와 통일감을 준다. 약간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날카롭게 표현돼 전체적인 곡선형과 부조화를 이룬다는 것과 리어 범퍼의 돌출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208’의 내면은 작은 외면과 달리 넓고 편안하다. 운전석을 비롯해 뒷좌석까지 모든 부분이 신장 150cm부터 190cm까지 배려해 고안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단단한 앞 좌석과 운전석의 허리부분 쿠션이 자세를 잡아줘 오랜 주행으로 인한 피로감을 덜어준다.

내부 인테리어의 가장 큰 장점은 푸조 전매특허인 통썬루프와 루프전면까지 이어진 전면 윈도우, 그리고 프론트필러의 사이드미러 연결부위가 강화유리로 처리돼 운전자와 승객들에게 뛰어난 가시성을 제공하는 점이다.
▲낯선 MCP 변속기, 알고 나니 재미있네
‘2013 푸조 208’을 처음 몰아보면 일단 운전자는 가속 성능에서 당황하게 된다.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데도 가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엔진 회전수가 일정 RPM에 도달하면 갑자기 무언가가 차를 뒤에서 잡아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꿀렁거린다.
그러나 ‘푸조 208’에 적용된 MCP 기어박스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이 당황스러움은 곧 매력으로 다가온다. MCP 기어박스는 수동 기어박스와 자동 기어박스가 공존할 수 있도록 개발 된 6단 전자제어 기어 시스템이다. 즉, 클러치 페달이 없이도 클러치 방식의 기어 변속이 가능하도록 자동화 했다.

운전자가 기어 변속 상황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자동변속기가 일반화 된 상황에서 굳이 이 기능을 적용한 이유는 물론 연비 때문이다. 수동 변속기의 연비가 자동 변속기에 비해 월등히 효율이 뛰어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푸조 208’은 신연비 기준 21.1 km/l의 기록으로 ‘연비왕’에 오를 수 있었다.
전자제어 기어박스가 도입 된 배경도 재미있다. 이 기술은 2001년 이튼(Eaton)사에서 처음 소개 됐는데 전세계적으로 비동기식 중장비 변속기를 운전할 수 있는 숙련 된 대형 수송차 운전자가 부족해 지자 수동 기어를 좀더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발 됐다.
따라서 ‘푸조 208’ MCP 기어박스의 기능을 온전하게 발휘하기 위해서는 수동 변속기 운전습관을 기억해 낼 필요가 있다. 2000 RPM 부근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떼고 클러치를 밟던 방식이다. 자동화가 됐기 때문에 클러치를 밟을 필요는 없지만 대신 액셀러레이터를 살짝 뗐다가 다시 밟아주면 변속과 가속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마치 수동 변속기 차량을 운전하듯 다이내믹한 운전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더해 운전대 양쪽에 부착 된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수동 변속 차량과 같은 역동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변속기를 수동 모드에 놓고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양 손가락 조작만으로 디젤 엔진의 강력한 가속 능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도로 상황에 따라 다이내믹 모드(수동), 자동 모드, 스포츠 모드로 적절히 바꿔가며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208'의 국내 판매 가격은 1.6 e-Hdi Feline(5 도어)가 2990만 원, 1.6 e-Hdi Allure(3 도어)가 2850만 원, 1.4 e-Hdi Allure(5 도어)가 2590만 원이다(VAT 포함).
100c@osen.co.kr, fj@osen.co.kr

푸조 '208' 썬루프.

푸조 '208' 헤드램프.

푸조 '208' 센터팬시아.

푸조 '208' 스티어링휠.

푸조 '208' 계기판.

푸조 '208' 뒷좌석.

푸조 '208' 후미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