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내년을 위해 야구하는 나이는 아니다".
뉴욕 양키스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38)가 1년 계약의 배수진을 치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7일 일본 에 따르면 구로다는 16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그리고 캐치볼로 약 3시간 메뉴를 소화했다.
"거의 연습을 하지 않았다"는 구로다는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불펜 피칭을 개시할 계획. 양키스로 이적한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많은 33경기에 나와 219⅔이닝을 던진 그는 개인 최다승(16승)을 올렸다. 구로다의 실적을 높이 평가한 양키스는 FA가 된 그의 잔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양키스는 1년간 연봉 1500만 달러에 구로다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더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었지만 구로다는 의외의 선택을 내렸다. 이에 대해 구로다는 "양키스가 금액 이상의 마음을 보여줬다"며 1년 계약한 이유로 "더 이상 내년을 위해서 야구하는 나이는 아니다. 왜 1년 계약을 했는지를 생각하며 한 번 더 완벽하게 불태우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야말로 배수의 진이다.
구로다는 지난 5일 과 독점 인터뷰에서도 지난 3년간 자신의 요구대로 1년 계약을 고집한 것에 대해 "난 매년 모든 것을 발휘할 각오로 시즌에 임하고 싶다. 다년계약을 맺으면 아무래도 2년째 일이 머리를 지나친다. 여력을 남기며 시즌을 치르고 싶지는 않다"라는 자신만의 철학을 밝힌 바 있다.
구로다는 메이저리그 5시즌 통산 148경기에서 57승57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매년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승수 및 투구이닝이 꾸준히 증가했다. 상당수 동양인 투수들이 초창기에 비해 시간이 흐를수록 부진에 빠졌지만, 구로다는 이례적으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구로다는 "일본 시절의 나를 버린 게 크다. 힘과 스피드 등 미국 야구는 일본과 다르다.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방법을 찾았다"며 "완투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로테이션을 지키는데 집중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짧은 등판 간격으로 200이닝을 던지는 건 정말 힘들다. 하지만 지난 3년간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았고, 지금도 부상없이 몸만드는데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배수의 진을 치고 시즌을 나르는 구로다. 일본 시절의 것을 버리고 절박한 마음으로 승부하며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LA 다저스 '괴물' 류현진이 가장 보고 배워야할 롤모델일지도 모른다.
waw@osen.co.kr
MLB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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