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의 기본은 신속과 정확이다. 어느 하나라도 만족시키지 못하면 ‘불통’이 된다.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가 이를 모를 리 없다. 프로야구와 개통을 완료한 KT의 야구단 창단 작업도 이런 대명제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KT는 17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회에서 10구단의 주인으로 최종 선정됐다. 기자 간담회에 임한 이석채 KT 회장은 “재미있고 신나는 야구를 하겠다”며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장기적인 구상도 모두 정리했다. 10년 안에 1군에서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 하에 단계별로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 지원 방안도 파격적이다. 이 회장은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라고 공언했다.
그렇다면 이제 기초공사를 시작할 때다. 창단 작업이 최우선 과제다.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사실상 10구단 주인공으로 결정된 후 KT는 총회 전까지 철저히 몸을 낮췄다. 여러 의미가 있었다. 최종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팡파레를 터뜨리지 않겠다는 자세였다. 한편으로는 기존 구단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계산도 있었다. 경쟁에서 탈락한 부영·전북에 대한 배려 또한 필요했다.

그래서 KT는 총회 승인 전까지 별도의 창단 작업을 하지 않았다. KT의 한 관계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최종 승인이 떨어졌고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남은 과제를 생각하면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10구단 체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KT의 발 빠른 행보는 중요하다.
현재 KT는 야구단 창단과 관련된 연구팀을 발족시켜 향후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일단 법인 설립이 시발점이 될 예정이다. KT는 야구단을 기존 스포츠단 산하가 아닌 독립법인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자본금 30억 원도 배정했다. 그러면 여기서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 내부 공모 및 외부 충원을 통해 야구단의 골격을 쌓아 올릴 전망이다.
팀명·엠블럼·유니폼 등 CI 작업이 완료되면 공식 창단식이 열린다. 이미 KT는 여기까지만 20억 원의 비용을 책정했다. 속도는 9구단이었던 NC보다 더 빠를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KT는 현재도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다. 경험이 많다. 인력 순환도 가능하다. 당장 현재 스포츠단 내 몇몇 인사들이 야구단으로 부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스카우트 팀 구성은 야구단 내부 정리 작업과 별도로 이뤄진다. 8월에 열릴 2014년 신인드래프트를 위해서다. 3월부터 시작되는 고교야구리그를 꼼꼼하게 살피려면 늦어도 2월 중순에는 스카우트 팀이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이런 과정에 대해 KT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분위기도 워낙 '빠름'이다. KT 관계자는 “한 번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빠른 일 처리를 강조하는 것이 회사 분위기다. 야구단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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