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자란 유승호, 성인 배우의 발견 '값지다'
OSEN 박지언 기자
발행 2013.01.18 10: 33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가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종영했다. 하지만 그 많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단 하나의 값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성인 유승호를 발견했다는 점이다.
‘보고싶다’는 드라마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캐스팅 논란에 휩싸였다. 주인공들의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는 것이다. 유승호는 윤은혜와 커플임에도 불구 실제로는 9살 차이가 났고 박유천과는 7살 차이가 났다. 더군다나 대표적인 아역배우였던 유승호는 더 어려 보인다는 이미지였기 때문에 주인공들과의 조화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가 전파를 타기 시작하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유승호는 깊은 눈매,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훤칠한 키를 자랑하며 어느새 남자로 성장해 있었다. 훌쩍 커버린 유승호를 보고 아직도 영화 ‘집으로’에서 백숙 보다는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이 먹고 싶다며 울부짖는 철부지 꼬마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유승호는 드라마 시작부터 독보적인 비주얼로 다른 남자 배우들뿐만 아니라 여배우마저 묻히게 만들며 안방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하지만 유승호가 뛰어났던 것은 미모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14년간 지켜만 보면서 꿋꿋하게 스폰서 해주는 순정남, 어머니를 잃고 가슴 아픈 삶을 살아가는 불우한 청년,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 사랑이 집착이 돼버린 집착증 환자 까지 한 인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유승호가 공허함이 가득한 슬픈 눈빛으로 “그 말만은 하지 말지”라며 가볍게 읊조리며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은 매번 보는 이를 소름끼치도록 했다.
또한 유승호는 지난 17일 방송된 ‘보고싶다’ 최종회에서는 깊은 절망에 빠져버린 순간 허탈함과 순간 엄습해오는 공포, 외로움에 절규하는 인간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모든 기억을 잃고 병원에 앉아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냄으로써 막장중의 막장 캐릭터 였던 강형준(해리)에 대한 미움을 눈 녹듯 사라지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발산했다.
유승호는 처음부터 ‘보고싶다’의 강형준이 독한 캐릭터인 것은 알지만 아역의 틀을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유승호는 ‘욕망의 불꽃’, ‘공부의 신’ 등 전작에서 뗄 수 없었던 아역스타의 꼬리표를 드디어 완벽하게 떼는 것에 성공했고 자진해서 군대에 입대하기로 하면서 개념까지 챙기면서 2년 후의 모습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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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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